정치 국회·정당

하루 만에 빛바랜 협치 정국…野 '채 상병 특검법' 단독 표결

김해솔 기자,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2 18:13

수정 2024.05.02 18:16

국민의힘 의원 퇴장 속 일방 처리
대통령실 곧바로 "대단히 유감"
거부권 시사…윤재옥도 "건의"
'先구제 後회수' 전세 사기 특별법
부의 가결…野, 이달 말 통과 방침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추가 상정되자 여야 간 사전 조율이 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은 재석 의원 168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에선 김웅 의원만 찬성표를 던졌다. 연합뉴스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추가 상정되자 여야 간 사전 조율이 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은 재석 의원 168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에선 김웅 의원만 찬성표를 던졌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특별법 합의 처리로 모처럼 정국 해빙 물꼬를 트나 싶던 21대 국회가 마지막까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 갈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자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도 유감을 표하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채 상병 특검법은 재석 의원 168명 중 168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김웅 의원만 남아 찬성표를 던졌다.

그동안 여야 합의 처리를 촉구하며 특검법 상정에 미온적이던 김진표 국회의장은 “21대 국회가 5월 29일까지이므로 특수한 상황”이라며 “국회법이 안건의 신속 처리 제도를 도입한 취지에 비춰 볼 때 이 안건은 21대 국회 임기 내 어떤 절차를 거치든지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본회의에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이 상정돼 여당 반발 속 가결됐고 곧바로 특검법 표결이 이뤄졌다.

대통령실은 당장 유감의 뜻을 밝혔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공수처와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하고 있는데도 일방 강행 처리한 것은 진상 규명 외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의사일정까지 바꾸며 특검법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현재 공수처와 검찰에서 철저한 수사가 진행 중으로 그 결과를 지켜본 뒤 특검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해 향후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이 협치 정국을 외면한 채 또다시 입법 폭주를 한다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대통령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날 본회의에선 '선구제 후회수' 등을 골자로 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부의의 건도 재석 268표 중 찬성 176표, 반대 90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부의는 본회의에서 안건을 심의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는 뜻이다.

개정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이 전세 사기 피해 주택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피해 임차인을 우선 구제해 준 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비용을 보전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여당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지원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재석 의원 259명에 찬성 256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참사 발생 551일 만이다.

앞서 야당이 지난 1월 단독 처리했던 특별법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재표결을 앞두고 있었는데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 후 여야가 합의해 수정안을 마련한 것이다. 수정안은 기존 특별법에 명시된 특조위의 불송치·수사 중지 사건에 대한 직권 조사 권한 및 특조위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한 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뢰 권한을 삭제했다.
'독소 조항'이라는 여권 지적을 야당이 수용한 것이다.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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