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콘크리트가 이산화탄소 먹고 더 단단해졌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5 12:02

수정 2024.05.05 12:02

건설기술연구원, 이산화탄소 먹는 콘크리트 개발
콘크리트 1㎥당 최대 1.8㎏ 이산화탄소 영구 흡수
시멘트와 이산화탄소 나노버블수로 강도까지 향상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구조연구본부 박정준 박사팀이 이산화탄소를 먹는 콘크리트(CEC)에서 이산화탄소가 흡수된 것을 알아보기 위해 페놀프탈레인 용액을 뿌린 결과, 보라색을 띄지 않은 부분이 이산화탄소가 흡수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건설기술연구원 제공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구조연구본부 박정준 박사팀이 이산화탄소를 먹는 콘크리트(CEC)에서 이산화탄소가 흡수된 것을 알아보기 위해 페놀프탈레인 용액을 뿌린 결과, 보라색을 띄지 않은 부분이 이산화탄소가 흡수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건설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구조연구본부 박정준 박사팀이 '이산화탄소를 먹는 콘크리트(CEC)'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CEC는 이산화탄소를 영구적으로 저장할 뿐만아니라 일반물이 섞인 콘크리트보다 강도와 내구성이 향상됐다. 콘크리트에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을 적용해 탄소중립을 위한 필수 기술이다.

5일 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CEC는 이산화탄소가 녹아들어간 나노버블수와 시멘트로 만든 것으로, 1㎥당 이산화탄소를 1~1.8㎏까지 내부에 저장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는 이산화탄소 직접 주입 기술 분야의 세계 선도 기업인 캐나다 '카본큐어'의 방식으로 저장한 양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콘크리트는 전 세계에서 연간 300억t이 생산돼 사회기반시설과 도시화 수요로 인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인공재료다. 특히 단일 품목임에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5%를 차지할 정도로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연구진은 나노버블을 사용해 일반 대기압 조건에서도 이산화탄소를 고농도로 저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나노버블수는 다량의 나노버블이 존재하는 물에 이산화탄소가 고농도로 녹아들어 있다.

연구진은 추가로 최적의 온습도 조건과 배합기술을 CEC에 적용하고 이산화탄소 반응성이 높은 산업 부산물을 사용해 시멘트 사용량까지 절약했다.

이 기술은 기존 증기 양생 기술에 비해 콘크리트 생산에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이산화탄소 양생 기법을 적용해 기존 대비 동등 이상의 압축 강도를 가진다. 또한, 높은 이산화탄소 저장 효율을 갖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국내 레미콘 시장에서 연간 50만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CCU 콘크리트는 이론적으로 2050년까지 0.1~1.4Gt(기가 톤)의 이산화탄소를 격리할 것으로 추정된다.
CCU 콘크리트는 포집된 이산화탄소와 콘크리트의 반응을 통해 광물탄산화해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재방출없이 안정적으로 콘크리트 내부에 저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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