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CNN, 트럼프의 韓美 방위비 발언 검증 "사실과 동떨어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6 14:16

수정 2024.05.06 14:16

美 CNN, 트럼프의 지난달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 사실 확인
최소 32개 부분에서 사실과 달라
트럼프 "한국은 바이든 정부에 방위비 거의 안내, 주한미군 4만명"
실제로는 더 내, 주한미군도 많아야 3만명 "사실과 동떨어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마이애미 인터내셔널 오토드롬에서 열린 2024 F1 월드챔피언십 6라운드 마이애미 GP 결승 대회를 방문해 이동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마이애미 인터내셔널 오토드롬에서 열린 2024 F1 월드챔피언십 6라운드 마이애미 GP 결승 대회를 방문해 이동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부담과 관련해 엉터리 주장을 쏟아냈다는 보도가 미 언론에서 나왔다. 트럼프는 한국이 내는 비용은 물론 주한미군 병력에 대해서도 엉뚱한 숫자를 내밀었다.

미 CNN은 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미 시사매체 타임이 지난 4월 30일 공개한 인터뷰를 인용해 트럼프가 주장한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타임은 4월 12일과 27일에 걸쳐 트럼프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알다시피 나는 한국과 협상을 이끌어 냈다”며 “한국은 우리가 거기에 둔 4만명을 위해 사실상 거의 아무것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불안한 위치에 4만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으며 나는 한국에 이제는 당신들이 돈을 내야할 때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한국은 매우 부유한 국가가 되었다. 우리는 실질적으로 한국군을 위해 상당 부분의 지출을 무료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였던 한국 정부를 상대로 주한미군 관련 방위비 분담금을 5배 더 내라고 요구했다. 결국 양측은 2019년 4월에 1년짜리 10차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서명하고 다시 11차 협상에 돌입했다.

그는 자신의 압박 덕분에 협상이 이뤄졌다며 “한국은 거기 있는 장병들을 위해 수십억달러를 냈다”고 자랑했다. 트럼프는 “나는 한국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방위비 재협상을 통해 과거에 거의 내지 않았던 것처럼 부담금을 아주 크게 낮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타임과 인터뷰에서 “왜 우리가 다른 누군가를 방어해야 하나, 우리는 아주 부유한 국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들은 아주 부유한데 왜 돈을 내려고 하지 않나”라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도 암시했다.

이에 대해 CNN은 미 국방인력데이터센터(DMDC) 자료를 인용해 트럼프가 취임하기 직전인 2016년 말 기준으로 주한미군의 규모가 현역병 2만3468명을 포함해 2만6878명이었다고 지적했다. CNN은 주한미군의 숫자가 10차 SMA 타결 직전이었던 2018년 말 기준으로는 총 2만9389명이었다고 주장했다.

CNN은 바이든 정부가 한국 정부의 방위비 부담을 줄였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CNN은 한국이 2021년 방위비 분담금을 13.9% 인상해 약 10억달러(약 1조362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부담했으며,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의 방위비 증액과 연동해 분담금을 올리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매체는 한국이 2014년 8억6700만달러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지급했고, 2018년까지 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이를 올리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 의회조사국(CRS)의 지난해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이 일반적으로 인건비를 제외하고 주한미군 주둔에 소요되는 비용의 40~50%를 부담한다고 분석했다.

CNN은 트럼프가 타임과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문제를 포함해 최소 32개의 오류를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 구모, 2021년 1월 6일 미 의회 폭동 당시 사망자 숫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부담금 및 2020년 대선, 러시아와 자신의 관계, 자신의 소송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른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ABC방송이 5일 공개한 유권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46%로 바이든(44%)을 2%p 차이로 앞섰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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