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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문용조 국제교류발전협회장 "단순 기부 아닌, 꿈 이루는 방법 알려줘야"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6 16:03

수정 2024.05.06 16:03

해외 어려운 이웃에 생활용품 기부
가난으로 꿈 못꾸는 이들에게 '꿈알' 보급
문화 교류 통해 '민간 외교관' 역할도
문용조 국제교류발전협회 회장
문용조 국제교류발전협회 회장

문용조 국제교류발전협회 회장
문용조 국제교류발전협회 회장
[파이낸셜뉴스] "빵과 돈을 기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빵을 만드는 방법,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즉, 꿈을 이루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6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문용조 국제교류발전협회(IIDA) 회장(사진)에게는 겸손한 태도와 함께 자부심이 묻어났다. 2000년 문 회장이 설립한 국제교류발전협회는 수십개 국가와 교류하는 국제 협력 조직이다. 문 회장은 가난에 시달리거나 환경이 어려워 배움을 포기한 이들에게 식료품과 의류, 의료기기 등 생활용품을 기부하고 있다. 한 해에 6개월 이상을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여러 국가와 적극적으로 소통 중이다.
2018년부터는 5개 이상 국가의 주한 대사나 기업인, 연예인 등 유명인사를 대륙·국가별 회장으로 임명하는 등 활동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문 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방문 국가로 온두라스를 꼽았다. 문 회장은 지난 2020년 강력한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온두라스에 학생들을 위한 2억원 상당의 학용품을 전달했다. 당시 수천 명의 학생들이 감사의 의미로 태극기를 들고 애국가를 4절까지 연습해 불러줬다는 일화다. 문 회장은 "지구 반대편의 작은 나라 '코리아'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저를 환영하기 위해 애국가를 불러주는 것을 보고 부끄럽기도 하고 감격해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문 회장은 필리핀에서 문맹률과 실업률이 가장 높고 인프라가 취약한 민다나오섬을 방문했던 일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굶기를 밥 먹듯 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학용품, 우산, 장학금을 주고, 장애로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들의 집을 방문해 휠체어를 기부했다"며 "휠체어에 타보고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고 했다. 당시 필리핀 공영방송이 이를 취재해 뉴스로 보도하기도 했는데, 이를 본 필리핀 공무원들이 마닐라 공항을 찾은 문 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준 일도 뜻 깊은 추억이 됐다.

문 회장이 추구하는 가치와 활동은 종이에 꿈을 적어 넣어 둘 수 있는 '꿈알(Dream egg) 보급'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당장 삶을 꾸려나가기조차 어려워 꿈을 꿀 수 없는 사람들에게, 오뚜기처럼 쓰러지지 않는 달걀 모양의 꿈알을 나눠줌으로써 희망과 미래를 그려볼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문 회장은 "꿈은 보고 만지고 잡을 수 없지만, 꿈알에 적은 자신의 꿈을 매일 보고 만지면서 꿈의 실현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꿈알을 주며 의미를 설명해주면 환하게 웃으며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문 회장은 어려운 이웃 돕기 뿐만 아니라 문화 교류를 통한 장기적인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주한 대사들과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국가·기업간 소통의 창구로서 경제 교류의 물꼬를 트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는 취지다.

최근에는 인도의 '국민 배우'이자 국제교류발전협회의 인도 지부 회장인 가간 말릭(Gagan Malik)을 국내에 초청해 열흘 동안 한국의 전통문화와 도시를 체험시켜줬다. 본지 인터뷰에 동석한 가간 말릭은 "서로의 문화를 알아야 경제 교류도 활발해질 수 있다"며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인도 사람들이 많은데, 많은 분들이 한국과 서울에 꼭 와보고 많은 문화를 체험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누군가를 돕는 활동을 넘어서서 우리나라의 이미지 제고에도 앞장서고 싶다"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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