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억지로 낸 목소리, 성대에 굳은살 만든다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7 14:55

수정 2024.05.07 14:55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목이 쉰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되면 성대에 무엇이 생겼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성대에 결절이나 용종(폴립)이 생기는 음성질환일 수 있어서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수일 교수는 대표적인 음성질환으로 성대결절과 성대폴립이 있는데 주로 가수, 교사 등 목을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 흔히 나타난다고 7일 설명했다. 이는 질환별로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성대결절은 목에 생긴 ‘굳은살’이다. 지속해서 고음을 내기 위해 목에 과다한 힘을 주면 성대에 굳은살이 생긴다.
성대의 굳은살을 없애기 위해서는 며칠간 음성휴식이 필요하나, 이 과정이 없을 경우 점점 성대결절이 진행된다. 이로 인해 쉰 목소리가 점점 심해지게 된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 것이 특징이다.

성대폴립은 잘못된 발성으로 생긴 ‘용종(혹)’이다. 과격한 발성으로 성대의 작은 혈관이나 조직이 손상되어 물혹이 생기고 성대결절과 같이 쉰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성대폴립은 남성과 여성 환자수에 큰 차이가 없고, 전체 환자수도 성대결절 환자수보다 적다.

김 교수는 “성대폴립은 목을 자주 사용하지 않더라도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지속적인 기침 후에 성대가 자극을 받아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반면에 성대결절은 지속적으로 목을 사용하면 발생하기 쉬운 질환이고 여러 직업이 목소리 사용 빈도가 높기 때문에 더 많은 환자수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쉰 목소리는 갑자기 목소리를 많이 쓰거나 감기에 걸려도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는 일주일 정도면 호전된다. 하지만 2주가 지나도 쉰 목소리가 호전되지 않으면 음성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성대결절은 쉰 목소리 외에도 지연 발성, 고음에서 분열되거나 부드럽지 못한 소리가 나오거나 중복음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성대폴립은 쉰 목소리와 후두 이물감으로 인한 잦은 기침, 용종이 커지면 호흡이 어려운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성대는 육안으로 관찰이 어려운 부위다.
음성질환을 자세히 진단할 때는 입 또는 코를 통해 후두 내시경을 이용한다. 성대결절을 더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 성대의 연속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스트로보스코프 같은 장치를 사용해 성대 점막의 운동을 자세하게 관찰한다.
보통 성대결절은 양쪽 성대에 발생하고, 성대폴립은 한쪽 성대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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