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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와이홀딩스 채무 3년 유예" 이견 낸 우리銀...금융채권자조정위 13일 결론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9 16:01

수정 2024.05.09 16:01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 별개 회사"
일부 안건 제외해 달라 조정 신청
수용되면 워크아웃 차질 가능성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태영건설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의 '돌발 변수'로 떠올랐던 우리은행의 조정 신청에 대한 결론이 오는 13일 내려질 예정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3일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에서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에 포함된 '태영홀딩스 연대 채무 3년 유예' 안건에 대한 조정이 이뤄진다.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조정 신청이 지난 4월 24일 들어왔고 이후 자료를 제출받아 양쪽 기관에서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검토를 해왔다"며 "이를 토대로 최종안을 만들어 다음 주 월요일 (조정위원회) 위원들 의견을 듣는 절차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 의결을 앞두고 우리은행은 태영건설 모회사인 티와이홀딩스 연대 채무 유예를 기업개선계획에서 제외해 달라는 안건 조정을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에 신청했다.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은 별개 회사인데 티와이홀딩스 연대 채무 청구까지 3년을 유예해 채권자에 부담을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우리은행은 티와이홀딩스 연대 채무 36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만일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가 우리은행 손을 들어줄 경우 태영건설 워크아웃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당초 티와이홀딩스는 계열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정상화에 쓰기로 합의했는데 연대 채무 등 자체 빚 상환 요구를 받게 되면 매각 대금을 여기에 먼저 써야 하기 때문이다. 티와이홀딩스가 수천억원에 이르는 빚을 해소하고 나면 태영건설 자구 계획을 이행하기 어려워진다. 금융당국도 이런 취지에서 티와이홀딩스 관련 채권 회수를 유예해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한 바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이번 우리은행의 조정 신청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워크아웃 채권단 협의 기구인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는 통상 금융채권자 간 자율적 협의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은 이견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조정해 주는 역할을 한다. 채권자 간 협의로 끝난 사안에 대해서는 조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건의 경우 우리은행이 조정을 신청한 시점은 4월 24일로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이 의결되기 전이었지만 조정 결론이 나기 전 채권자 간 합의가 이뤄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태영건설 채권단은 지난 4월 30일 '제3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열고 75% 이상 동의율로 기업개선계획을 가결했다.

이처럼 우리은행이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것은 배임 이슈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이 그대로 이행될 경우 채권 손실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리은행이 소송전까지 나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으나 우리은행 측은 선을 그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권 회수를 최대한 해야 한다"며 "좀 더 건실한 기업(태영홀딩스)이 연대 보증을 섰으니 이를 갚으라는 요청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결된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에는 이외에도 △대주주 구주를 100대 1로 감자하고 △워크아웃 전 대여금 4000억원에 대해 100% 출자전환 △워크아웃 후 대여금 3349억원은 100% 영구채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금융채권자는 △무담보 채권의 50%인 2395억원을 출자 전환하고 △잔여 50%는 3년 상환 유예하고 3%p 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채권단은 오는 30일 이내 관련 약정을 체결하고 공동관리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태영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중에서는 본 PF 사업장 40곳 가운데 32곳이 사업을 이어가고 7곳은 시공사 교체, 1곳은 경·공매 절차를 밟기로 했다.
브릿지론 사업장 20곳 중 1곳만이 사업을 그대로 진행하고 10곳은 시공사를 교체, 9곳은 경·공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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