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 달 만에 자취 감춘 디레버리징...“은행권 가계대출, 다시 1100조원”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13 12:00

수정 2024.05.13 12:00

은행 가계대출 ‘1103조6000억원’
주담대 폭증에 한 달 만에 반등
주택 매매거래·정책대출 은행재원↑
“주택 대출 취급 규모는 지난달 수준”
[파이낸셜뉴스]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다시 늘어나며 1100조원을 넘어섰다. 주택 매매거래량이 늘고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은행재원으로 공급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4월에만 4조5000억원 늘어난 결과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도 늘어나 은행 기업대출은 지난달 10조원 넘게 증가하며 역대 4월 중 세 번째로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 거래 늘고 정책대출 공급↑...주담대 4.5조원 증가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13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전월보다 5조1000억원 늘어난 110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에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자체재원으로 공급돼 주택담보대출 통계에서 제외되자 가계대출이 1조6000억원 줄며 1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다시 늘어난 이유는 최근 반등하는 주택 매매거래가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월 3만호에서 3월 3만9000호로 늘고 수도권도 같은 기간 1만2000호에서 1만7000호로 늘었다. 이에 주담대는 월(5000억원)보다 4월(4조5000억원)에 증가폭이 크게 늘었다.

아울러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3월과 달리 은행재원으로 상당 부분 공급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4월중 주택도시기금의 구입·전세자금 대출이 은행재원을 활용한 이차보전 방식으로도 공급됐다는 설명이다.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의 경우 과거의 자체 재원 공급분 흐름과 은행 재원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크게 증가하는 추세는 아니다”라며 “이번에는 자체재원과 은행 재원이 함께 공급되는 부분이 있고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지난달 수준의 규모로 주택대출이 취급된 것으로 추정중”이라고 설명했다.

기타대출은 3월 2조2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6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신용대출 상환규모 축소, 전월의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 소멸 등의 영향이다. 통상 1·4분기 중에는 상여금 등 여유자금을 활용하여 신용대출이 대규모로 상환되나 이후 상환규모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기업대출, 10.4조원 증가...역대 4월 중 세 번째로 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은행 기업대출은 11조9000억원 늘어나며 4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 편성 이후 역대 세 번째로 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대기업대출이 배당금 지급 관련 자금 수요, 분기말 일 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6조5000억원 늘어나며 마찬가지로 4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의 기업대출 확대전략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도 3월 6조2000억원, 4월 5조4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원 차장은 “배당금 지급, 분기말 일시 상환분 재취급 등 계절적 수요가 4월에는 기본적으로 작용한다”며 “이에 더해 대기업의 수요가 시설자금뿐 아니라 운전자금도 지속되면서 기업대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는 2조5000억원 순상환됐다.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가 3월 3조5000억원에서 4조 7조2000억원으로 확대된 가운데 연초 대규모 선발행의 영향이 지속되고 은행대출 활용이 확대된 결과다.전월에 5조5000억원 순상환됐던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3월말 상환된 물량이 재발행되면서 3조6000억원 순발행됐다.

■기업자금 대거 인출...은행권 수신 32조8000억원 빠져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은행 수신은 지난 3월 36조원 증가했으나 지난달 32조8000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부가세 납부,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자금 인출 등으로 같은 기간 48조5000억원 증가에서 45조원 감소로 전환한 결과다. 월말 결제성자금 유출이 3월말 휴일로 인해 4월초로 이연된 점도 감소 요인으로 가세했다. 정기예금은 가계자금 예치가 지속되었으나 만기도래한 법인예금이 유출되면서 지난달 4조7000억원 감소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6조6000억원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유출된 법인자금이 재유입되면서 3월 12조4000억원 감소에서 4월 8조5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채권형펀드는 5조원 늘어나며 전월(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주식형펀드는 4조4000억원 증가에서 9000억원 감소로 전환했고 기타펀드는 3월 4조9000억원 증가에서 지난달 3조2000억원 유입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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