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너무 빗나간 증권사 실적전망… 영업익 적중률 15%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14 18:13

수정 2024.05.14 18:13

184개 상장사 1분기 실적 보니
추정치와 괴리율 5%미만 28곳
증권사 "변수 많아 추산 어려워"
너무 빗나간 증권사 실적전망… 영업익 적중률 15%
증권사들의 1·4분기 상장기업 영업이익 적중률이 1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실적을 추정한 10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은 예측이 어긋난 셈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184개 기업 가운데 증권사의 영업이익 추정치와 실제 발표 수치 간의 차이(괴리율)가 5% 미만인 종목은 28개(15.13%)에 그쳤다.

76곳(41.3%)은 시장 예상치를 10% 이상 웃도는 성적을 내놨고, 반대로 54곳(29.3%)은 시장 예상치를 10% 이상 밑도는 부진한 성적을 받았다.

증권사의 예상이 가장 크게 빗나간 종목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다. 증권가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1·4분기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으나 실제는 674억원의 영업손실 내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증권가는 1·4분기 분리막 판매량을 1.5억~1.9억㎡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0.5억㎡에 그치면서 실적 쇼크로 이어졌다.

씨에스윈드도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36억원이었지만 실제에서는 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인수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법인 CSOW가 진행하는 해상변전소 프로젝트가 하청업체의 생산차질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상 밖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호텔신라, 한국전력의 경우 실제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 대비 반토막났다. 각 기업의 1·4분기 전망치는 1402억원, 275억원, 2조6288억원이었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깎인 374억원, 121억원, 1조2993억원에 그쳤다.

대체로 실적 공백이나 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크게 작용하면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인도물량 공백에 따른 지상방산의 실적 공백 영향이 컸다. 호텔신라는 증권사 기대 대비 중국인 관광객 및 소매 매출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다. 한국전력의 경우 원자력부문에서 발전단가가 급등한 반면, 전력조달단가는 예상 대비 빠르게 하락하지 않았다.

시장 예상치 대비 실제 영업이익에서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도 적지 않다. 1·4분기 한화오션, 현대홈쇼핑, 셀트리온은 시장 전망치 대비 각각 261.8%, 185.3%, 152% 급등한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증권사들은 원자재 가격 변동이나 비용 처리 등 여러 변수가 산재해 있어 정확한 실적 추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 전망치와 실제 발표치 향방이 정반대인 경우에는 투자자가 정보를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령 증권사가 영업이익 50억원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영업손실 500억원을 내는 경우다.
20여년 경력의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업황이나 추진 중인 사업의 추세를 기반으로 매분기 실적을 추산하기 때문에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를 볼 때는 숫자의 정확성보다는 추세적 흐름이 맞는 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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