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반도체 ‘고질적 인재난’ 타파… 대학 1·2학년까지 챙긴다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2 18:11

수정 2024.05.22 18:11

글로벌 쟁탈전에 ‘의대 광풍’ 겹쳐
2031년 인력 부족 30배 급증 전망
SK, 대학에 ‘클린룸’ 설치 등 지원
삼성, 해외 명문대 찾아 구인 활동
K반도체 ‘고질적 인재난’ 타파… 대학 1·2학년까지 챙긴다
반도체업계가 고질적인 인재난을 겪으면서 대학내 클린룸 설치 등 실무형 프로그램 지원부터 해외 원정 구인 활동 등 인재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취업준비생뿐 아니라 저학년 대학생들까지 선점하기 위한 묘책까지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 클린룸까지 대학 설치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대학 재학생과 졸업 예정자들을 위한 리쿠르팅 프로그램 '캠퍼스 밋 업(Campus Meet Up)' 행사를 신설하고 우수인재 선점에 나섰다. 해당 행사는 △SK하이닉스의 기업문화 체험 △반도체 제조 현장 투어(윈도우 팹 투어 포함) △현직 임직원·면접관의 멘토링 및 강연 등으로 구성돼 있다. 행사는 6~9월 중 총 4차수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학년 및 전공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행사 참여 학생들은 행사 이후에도 90강으로 구성된 '반도체 온라인 학습'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해당 강의는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준비한 강의로 반도체 공정·소자를 비롯한 12개 영역에서의 실무 경험을 익힐 수 있다.

'의대 광풍' 등으로 최근 반도체업계가 인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면서 취업준비생 뿐만 아니라 저학년 대학생들까지 선점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SK하이닉스는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등 3개 대학에 취업연계형 계약학과를 운영하며 우수인재를 수급 중이다. 학교별로 다르지만 SK하이닉스는 △장학금 △국내·외 연수 지원 △졸업 후 SK하이닉스 취업(본인 희망 부서 협의 후 배정) △최신 노트북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계약학과를 설치한 한양대 내부에 '첨단반도체 공정실습 클린룸'을 개소하는 등 실무적합형 인재 양성에도 투자하고 있다. 해당 클린룸은 대학 최고의 청정도 수준인 '클래스10'으로 12인치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사용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졸업 후 바로 실무에 투입시킬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SK하이닉스의 의지가 담긴 행보"라고 분석했다.

■"우수인재 찾아 삼만리"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인재 확보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 DS부문은 일본 명문대학인 도쿄대에서 박사과정 대상 리쿠르팅 행사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19일에는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에서 도쿄대에서 캠퍼스 리쿠르팅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내 3600억원을 투자해 '어드밴스드 패키징 연구시설' 설립하는 등 일본을 R&D 혁신 기지로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인 LX세미콘은 경력채용을 통해 인재 수혈에 나섰다. LX세미콘은 최근 임직원들의 목소리가 담긴 유튜브 영상을 올리며 MZ세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독자 1만6000여명의 LX세미콘 유튜브 채널 가운데 직무 설명 영상은 6만뷰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한편,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국내 반도체 인력 부족 규모가 2022년 1783명에서 2031년 5만6000명으로 약 30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첨단산업 R&D의 인력 양성소인 서울대 자연과학·공과대학 석사과정 전공 28개 중 16개가 지난해 정원 미달을 기록했다"면서 "향후 반도체 산업의 고도화 속도는 빠른데 반해 인력수급이 어려워 업계에선 임원급이 아닌 사원·대리까지 인력 쟁탈전의 전선이 넓어졌다"고 전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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