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업계 2위' 아워홈 품은 한화… 급식 판 뒤흔드나

정상희 기자,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2 18:07

수정 2025.02.12 21:17

상반기 급식시장 진출 선언
5년 만에 식자재 사업 재진출
업계 1위 목표 '푸드테크' 가속
일각 "그룹 사업과 시너지 의문"
구지은 前부회장 반발은 변수로
'업계 2위' 아워홈 품은 한화… 급식 판 뒤흔드나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국내 식자재업계 2위 아워홈을 인수하면서 향후 업계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한화가 지분 양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오는 4월 29일 출자하는 계획을 밝히면서 올 상반기부터 식자재·급식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2위' 아워홈 품은 한화… 급식 판 뒤흔드나

특히, 이번 인수합병(M&A)을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사진)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인수 이후 업계 1위 등극을 목표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전날 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의 지분 58.62%(1337만6512주)를 8695억원에 인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아워홈 인수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푸드테크 사업을 더욱 확장할 전망이다.

인수를 이끈 김 부사장은 직접 전국 아워홈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 실사까지 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자회사를 통해 미국 3대 버거로 알려진 유명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며 식음료(F&B) 사업에서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아워홈 인수 역시 기존 푸드테크 사업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지난 2020년 한화가 단체급식 업체인 푸디스트를 사모펀드에 100억원에 매각한 바 있어, 5년만의 식자재 시장 재진출을 놓고 엇갈린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2023년 기준 아워홈 매출이 약 2조원 수준인데 이번 인수로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 유통 및 식품 부문의 덩치가 부쩍 커지게 됐다"며 "한화 그룹 계열사에 급식을 공급하고, 그룹이 보유한 호텔 및 리조트에 아워홈이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도 넣을 수 있어 성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화호탤앤드리조트가 운영하던 외식과 급식은 전혀 사업 영역이 달라 시너지에 의문이 든다"며 "다만 최근 경영권을 놓고 흔들리던 아워홈과 달리 한화그룹이 힘을 실어 줄 경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푸디스트 매각 결정은 코로나19라는 외부 변수도 있었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최근 다양한 환경 변화에 따라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등 식품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기존 운영 노하우와 아워홈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을 포함한 시장 개척에 나선다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분 인수가 장기화할 우려도 업계에서 나온다. 지분 20.67%를 가진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이 주식 매각에 반발하고 있어서다. 앞서, 구지은 전 부회장은 구미현 아워홈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다 밀려난 바 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근거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아워홈 지분 인수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급식·식자재 업계 판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워홈의 경우 삼성웰스토리, CJ프레시웨이 등 경쟁사와 달리 LG그룹 관계사의 일감이 가장 높다"며 "인수를 통해 아워홈이 한화그룹 산하로 편입될 경우 범LG 기업들의 급식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이환주 기자wonder@fnnews.com 정상희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