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1주일에 6000개' 팔린 마트의 실험 [너에게 닿기를]

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22 10:30

수정 2025.02.22 10:30

김해인 홈플러스 축산팀 주임이 홈플러스 '쫀득상회 닭 특수부위 모둠구이' 제품을 들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김해인 홈플러스 축산팀 주임이 홈플러스 '쫀득상회 닭 특수부위 모둠구이' 제품을 들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유통(流通)'의 사전적 정의는 상품 따위가 생산자에서 소비자, 수요자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단계에서 교환되고 분배되는 활동입니다. 소비자에게 닿기까지 그 많은 상품들은 어디서 시작돼서 어떻게 오는 걸까요? 파이낸셜뉴스는 유통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입는 유통에 대해 알아보는 인터뷰를 기획했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유통업계에서 '너에게 닿기를'이라는 염원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출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달합니다.

홈플러스에서 지난 5일 출시한 '쫀득상회 닭 특수부위 모둠구이(500g, 냉동)' 제품이 '생소하지만 맛있다'라는 평을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해당 제품은 출시하자마자 '냉동 닭고기_안주류' 카테고리 내 1위에 올랐고, 일주일 만에 6000개 이상 판매됐습니다.

본지는 '닭 특수부위'라는 독특한 상품을 개발한 김해인 홈플러스 축산팀 주임을 만나 그 배경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4년차 바이어인 김 주임은 앞서 홈플러스의 대표 상품 '보먹돼(보리 먹고 자란 돼지)'를 출시한 내로라하는 인물입니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마트 바이어로 일을 하시게 되셨나요?
=경영학을 전공했고, 다양한 대외활동, 공모전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접점에서 상품 기획·소싱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마트 바이어는 트렌드를 먼저 읽고, 시장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에게 제품을 더 특별하게 제공하기 위해 차별화된 스토리와 상품의 품질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닭 특수부위'라는 제품이 신선한데요, 어떤 계기로 출시하게 됐나요?
=각종 소비자 구매 동향이나 매출 데이터들을 통해 파악한 트렌드가 차세대 히트작으로 이 상품을 가리켰기 때문입니다. 사실 큰 확신을 가지고 준비했어요.

먼저, 구이용 닭과 특수부위에 대한 고객 니즈를 감지했습니다. 구이용 닭으로는 처음 선보였던 '닭다리살 슬라이스 구이' 상품이 출시 두 달 만에 10만 팩이 넘게 판매됐고, 앞서 출시했던 특수부위 냉동 브랜드 '쫀득상회'의 뽈항정살과 뒷고기 모둠구이가 현재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식 닭꼬치 구이인 '야키토리'의 인기도 상품 기획에 반영했고요. 근래 국내에 야키토리 전문 식당도 많아졌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샷도 수십만 건에 달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야키토리에서 주로 사용하는 부위들로 상품을 구성했습니다.

-출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생소하기도 하고 희소하기도 해서 어려움이 있었죠. 상품을 구성하고 있는 무릎연골, 목살, 염통, 안창살 등 부위는 다루기 까다로워서 원물 확보가 힘들었습니다. 닭고기 내장류를 직접 가공하는 업체도 흔치 않았고, 대부분의 협력사에서 손이 많이 가는 부위여서 작업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지속 설득한 끝에 한 협력사가 승낙했습니다.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습니다. '돼지도 아니고, 닭 냉동 특수부위를 집에서 어떻게 먹어', '냄새가 나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나왔죠. 주요 결정권자들을 대상으로 시식을 진행하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 '식어도 맛있다', '쫄깃한 식감이 식당에서 먹는 것 같다' 등의 평가를 받은 끝에 출시가 결정됐습니다.

-앞으로 또 기획 중인 상품이 있으실까요?
=동일한 쫀득상회 브랜드는 아니지만, 4월 출시를 목표로 특수부위인 닭발 상품 2가지를 개발 중입니다. 맛 검토에만 3개월 이상 걸릴 만큼 공을 들인 상품으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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