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이력 바탕 대출심사 등
은행권 대안신용평가 도입 박차
취약계층 금융지원 확대 기대
은행권 대안신용평가 도입 박차
취약계층 금융지원 확대 기대
은행권이 비금융 신용정보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거래내역은 물론 소비 유형과 통신거래 정보 등을 대출심사에 활용하는 대안신용평가는 '신용 인플레' 시대에 은행 입장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자산 형성을 이루지 못한 대학생 등 청년층이나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비정규직과 소상공인, 전업주부까지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막혔던 대출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기존 신용평가시스템에서 소외됐던 '씬파일러(Thin Filer)'의 대출 문턱을 낮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안신용평가 모형은 금융정보가 아닌, 생활비·관리비·쇼핑성향·통신비 등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것이다.
대안신용평가 모형은 취약계층에 금융 지원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에 더해 변별력 강화의 일환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용점수가 1000점 만점에 900점 이상인 고신용자가 절반에 이를 정도로 '신용점수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 단순 대출 거절이 아니라 대출을 내줘도 갚을 수 있는 이들을 선별하는데 쓰이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교한 대출심사 기준이 필요해지면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은 올해 통신3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통신대안신용평가사 이퀄의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5개 계열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통신비 납부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한 신용평가 모형을 기반으로 씬파일러들의 대출심사를 하게 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대안신용평가 모델 활용을 시작한데 이어 같은해 7월에는 자체 이동통신서비스 KB리브모바일의 통신 관련 자료를 활용한 대안 신용평가모델을 개발, 대출심사에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출심사에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적용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스코어는 네이버페이와 나이스평가정보가 함께 개발한 개인신용평가 모델로 네이버페이 이용내역에 나이스평가정보의 신용정보를 더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네이버페이와 '디지털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이미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활용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25일 네이버페이와 전략적 MOU를 체결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개인신용대출 심사에 이미 네이버페이스코어를 도입했고, SBI저축은행도 네이버페이스코어를 활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 말 금융권 최초로 머신러닝 기반 신용평가 모형을 도입한 바 있다. 통신비 납부 이력을 포함한 업종별 소비패턴, 결제정보, 라이프스타일 등을 분석한다. 신한은행도 이미 2021년부터 개인 신용대출 부분에 별도의 가중치를 적용한 대안정보를 활용해 전략 신용평가 모형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2년 말 취약 차주 지원을 위해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고도화했다. 대안정보에 통신정보는 물론 소액결제서비스 이용 정보, 자동이체 정보, 유통 정보 등을 결합시켰다. 구체적으로는 통신3사 미납요금 등의 정보와 롯데멤버스의 쇼핑·유통 정보, 티맵의 운전자 정보 등을 활용했다.
mj@fnnews.com 박문수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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