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간담회
"비상체제로 신속대응책 마련"
현대경제硏 대미수출 변화 추산
"GDP 9.4% 수준 타격받을 듯"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영향이 2·4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 관세 정책 영향을 받을 수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9.4%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비상체제로 신속대응책 마련"
현대경제硏 대미수출 변화 추산
"GDP 9.4% 수준 타격받을 듯"
정 본부장은 17일 한국무역보험공사·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한국무역협회 등 수출지원기관과 함께 수출지역담당관회의를 열고 "2·4분기 수출부터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전례 없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며, 업계도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2·4분기 수출부터는 실질적으로 미국 관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관기관들과 함께 비상체제로 지역별 상황을 점검하고 기업의 수출 애로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한 수출환경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해, 유관기관들은 기업들의 애로 해소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무역보험공사는 관세 피해 기업에 대해 보험료 할인 및 보험 한도 확대, 수출 중소·중견기업 대상 제작자금 대출보증 확대 등을 통해 수출 금융 애로 해소를 지원할 계획이다.
코트라는 '관세119'를 통해 수출기업 현장 애로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대체 시장 개척을 적극 추진하며, 한국무역협회는 미국 관세 시나리오별 수출 영향 분석과 함께 대미 통상 대응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1·4분기 수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1598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미 수출은 반도체와 컴퓨터가 각각 26억달러(26%), 13억달러(92%)를 기록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자동차 78억달러(-11%), 일반기계 34억달러(-22%)는 줄며 전체 대미 수출액은 303억달러로 전년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對)중국 수출은 반도체 95억달러(-12%), 석유화학 43억달러(3%), 무선통신 17억달러(40%), 일반기계 15억달러(-4%) 등 모두 288억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수치다.
아세안 수출은 반도체, 선박 등의 호조로 285억달러(+6.4%)를 기록했고, 중동은 48억달러(3.4%), 인도는 46억달러(0.9%)로 수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규모가 GDP의 9.4%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이날 내놓은 '대미 수출 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對)미국 수출은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큰 폭으로 확대됐다.
바이든 행정부 시기 첫 해인 2021년 대미 직접 수출은 959억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278억달러로 연평균 10.0% 증가했다. 특히 5대 수출 품목(자동차·반도체·자동차부품·컴퓨터·석유제품) 수출액이 같은 기간 433억달러에서 645억달러로 늘면서 대미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활용해 한국의 대미 우회 수출 규모도 추정한 결과, 2020년 기준 약 44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됐다.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핵심인 상호관세가 전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부과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대미 직접 수출은 물론, 제3 경유국을 통한 수출도 모두 관세 정책의 영향권에 들어간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대미 수출 규모를 GDP 대비 비중으로 따져 보면, 총수출은 약 6.8%, 우회 수출은 약 2.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관세 정책 영향을 받을 수출 규모는 GDP의 약 9.4%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eeyb@fnnews.com 이유범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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