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관 국립산림과학원장, 산불 조기 진화와 예방위한 임도 및 숲가꾸기 효과 제시..."숲가꾸기, 산불 대형화 막고 산불위험 낮춰"
김용관 국립산림과학원장은 3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임도 및 숲가꾸기 효과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김 원장은 "임도는 산불 발생 때 진화 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라면서 "진화 공간과 취수장 등 현장 대응 요소가 확보돼 야간 진화 작업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 실측 결과, 임도 시설은 풍향과 풍속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임도는 산불 확산 때 바람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또 임도가 있을 때 숲 속 2㎞진입에 차량으로 약 4분이 걸리는 반면, 임도가 없는 경우 도보로 약 48분이 걸려 진입 시간에서 12배 차이를 보였다. 무거운 진화 장비의 수송과 야간 진화 작업 등에서도 임도 유무에 따라 최대 5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2022년 발생한 경북 울진 산불 당시, 산불진화임도를 통해 신속한 진화가 이뤄지면서 금강송 숲을 보호할 수 있었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지난 3월 경남 산청·하동에서 발생한 산불에서도 임도 유무에 따라 진화 시간이 최대 9배 차이가 났으며, 산불 피해 규모와 대응 시간에도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일본·오스트리아 등 임업 선진국들도 산불 대응 전략 수립을 통해 임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핀란드는 체계적인 임도망을 통해 산불 피해 면적을 건당 0.4㏊로 낮췄으며, 미국 지리정보과학센터(GIScCE)는 임도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숲가꾸기는 산림 내 가연성 물질을 줄여 산불의 대형화를 막고, 낙엽 분해를 촉진, 산불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헬기 진화 때 물이 지표면에 잘 닿도록 해 산불 진화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진행한 산불확산 모의 실험 결과, 소나무림을 대상으로 솎아베기 등 숲가꾸기를 실시할 경우, 가연성 물질 저감 효과로 인해 산불 수관화 피해율이 약 43% 감소했다. 지난 2017년 수행한 연구에서는 숲가꾸기를 통해 나무 사이 간격이 넓어져 공중 진화 효율이 최대 2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산불이 발생한 미국 서부 침엽수림 지역에서도 효율적인 산불 연료 저감 방안으로 솎아베기와 하층식생에 대한 '처방화입(Prescribed Fire)'을 동시에 실시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 방법을 통해 산불 위험도가 72%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처방화입은 산림에서 지표층의 연료량을 저감시키 위해 계획적으로 불을 놓는 관리기법을 말한다.
김 원장은 "임도와 숲가꾸기는 산불 대응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면서 "앞으로도 과학적 연구와 현장 중심의 기술 개발을 통해 산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산불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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