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ADB 연차총회 기자 간담회
“선진국인데 이런 일이...곤혹스럽다”
韓경제 대내외 불확실성 동시 직면
최상목 사퇴, 대미 협상에 부정 영향
정국 불안이 투자·소비 위축시킬 것
“선진국인데 이런 일이...곤혹스럽다”
韓경제 대내외 불확실성 동시 직면
최상목 사퇴, 대미 협상에 부정 영향
정국 불안이 투자·소비 위축시킬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선진국인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냐에 대해서 해명해야 해 상당히 곤혹스러운 출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DC 이후 이 총재의 첫 공식 석상이자 지난 1일 최 부총리가 사퇴한 뒤 처음으로 가진 언론 인터뷰다.
이 총재는 “90일 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 9일까지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 전 부총리가 부재로 대미 협상 체제가 흔들리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이라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 투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외환 회의체인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의 동력도 크게 상실됐다. F4 회의는 12·3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등의 정치격랑 속에서도 금융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응하는 주요 회의체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이 총재는 “함께 고생을 한 사람이 갑자기 나가게 되면서 사기가 많이 저하된 것이 사실”며 “향후 F4 회의의 운영 방식 등은 다음달 대선 이후 새로운 기재부 장관이 결정할 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이 총재는 이같은 정국 불안이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대외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더욱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대외 불확실성만큼이나 대내 불안이 큰 상황인데 상황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아, 국내 정치 불안정과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계엄 이후 (대선이 열리는) 6월이 될 때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선거 이후 정치적으로 갈등하는 문제가 수면 밑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같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향조정될 것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현 2.75%인 기준금리를 “경기에 따라 충분히 낮출 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28일에 공개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제시되는 트럼프 관세 리스크로 수출 등 대외 여건도 중요하지만 이번 금리 결정에서는 소비, 투자 등 내수에 더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5월 초 연휴 때 신용카드 사용량이 얼마나 늘어났는 지 등 소비가 최대의 관심사”라며 “일련의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투자가 얼마나 떨어지고 있는지도 걱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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