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등 첨단기술로 안전관리 고도화…폭염 서행 ‘제로’ 등 열차 안전 성과
코레일이 여름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 등 점차 대형화하는 기상이변에 선제 대응하기위해 도입한 각종 첨단 IT기술 적용 안전 감지 시스템이 열차의 안전 운행을 보장하는 스마트 안전관리 체계로 주목받고 있다.
고속鐵 자갈궤도 전구간 자동살수 장치 설치
8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에는 극심한 폭염으로 열차가 서행하면서 초래되는 KTX 지연 등의 사태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러한 성과는 코레일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열차 운행 프로세스를 개선한데 따른 것이다.
우선 전국 고속철도 선로 중 자갈궤도 139㎞전 구간(광명~동대구)에서 총 289곳에 자동살수장치 설치를 마치고 고속열차 운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콘크리트 궤도에 비해 레일을 잡아주는 힘이 부족한 자갈궤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이었다.
고속선을 기준으로 온도가 섭씨 48도 이상이면 6m 간격으로 설치된 살수장치가 자동으로 찬물을 분사해 레일온도를 10도 가량 낮춘다. 기존 차량이나 인력으로 이뤄졌던 작업을 기계화·자동화해 열차 서행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레일온도 예측시스템도 새로 구축
코레일은 기상정보와 연계한 ‘레일온도 예측시스템’도 새로 구축했다. 선로에 설치된 IoT 센서의 온도 데이터와 일조량, 대기온도 등 기상청의 기후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AI로 분석, 이틀 뒤의 레일온도까지 예측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이다. 취약 장소 점검을 강화하는 등 반박자 빠르게 사전대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예측·감시·대응'으로 이어지는 체계적 관리도 가능해졌다.
폭우나 폭염, 강풍 등 재해가 발생했을 때 열차 운행을 조정하는 ‘열차 통제 기준’도 바꿨다. 전문기관 용역과 관계기관 자문을 통해 국내 기후 상황에 맞도록 합리적으로 기준을 재정립하고, 노선별 선로 상태를 반영해 운행 중지와 재개 기준을 세분화하고, 절차를 명확하게 다듬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달성한 ‘폭염 서행 제로(Zero)’라는 성과는 ‘코레일 베스트 서비스’ 중 하나로 인정 받았으며, ‘국가핵심기반 재난관리평가’에서 7년 연속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작년 철도사고·운행장애 15.8%감소
지난해에는 철도사고·운행장애 발생 건수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철도사고·장애 건수는 총 139건으로 전년 165건보다 26건 줄어 15.8%감소했다. 열차가 점점 빨라지고 새로운 노선이 속속 개통하며 철도 운영 환경이 변화되는 가운데 얻어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코레일은 철도차량 탈선 방지에 힘을 쏟았다. 전국 주요 노선 7곳에 열차와 선로를 감시하는 영상감시센터를 구축했다. 16개 주요 역에는 인력 87명을 투입해 열차 운행 중 발생하는 이례적인 사항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호 확인이나 열차 진로 구성 때 발생하는 휴먼에러를 줄였다. 지난해 시스템 도입 뒤 선로 점검차량의 탈선 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전체 탈선사고도 전년대비 60%감소했다.
"사고 미리막는 예방보수체계로 전환"
코레일은 차량 이상이나 장애에 대한 실시간 대응을 넘어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는 ‘예방보수체계’로의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예방보수 체계로는 △레일온도 예측시스템과 함께 전차선 처짐 가능성을 예측 사전에 보수하는 ‘전차선 장력 예측시스템’ △집중호우, 태풍 등 위험 기상 상황 및 지진발생 현황을 실시간 파악해 피해 예상노선을 분석해 주는 ‘철도기상정보시스템’ △열차의 바퀴축 온도를 실시간 감지해 발열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차축온도검지장치’ 등 원격 감시설비가 있다.
코레일은 특히 열차가 승객을 태우고 달리는 동안 선로와 시설물을 자동 점검하는 ‘차상검측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코레일은 수도권 전철 3대에 검측시스템을 구축해 18종의 설비를 검측하고 있다. IoT 센서가 열차의 속도와 부품의 이상여부, 레일온도, 선로전환기 동작 상태 등 각종 유지보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차량을 정비하는 ‘상태기반 유지보수(CBM·Condition Based Maintenance)로 안전과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체계다. 시설물 점검 자동화를 통해 유지보수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작업의 위험요인을 근본적으로 없애 나갈 계획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 안전을 지키기 위해 디지털 기반의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재난에 대응력을 강화하고 과학적 안전관리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