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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지분 팔고, 공장 닫고" 벼랑 끝 닛산의 생존법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16 11:38

수정 2025.06.16 11:38

2023년 3월31일 도쿄 긴자 쇼핑가의 닛산자동차 쇼룸에 닛산 로고가 보인다. 뉴시스
2023년 3월31일 도쿄 긴자 쇼핑가의 닛산자동차 쇼룸에 닛산 로고가 보인다. 뉴시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닛산자동차가 경영 재건을 위해 보유 중인 프랑스 르노 지분을 매각하고, 2000억엔(약 1조8900억원) 규모의 외부 자금 조달도 추진한다. 미중 판매 부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신차 개발과 재무 안정이라는 양대 과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다.

지난 4월 닛산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반 에스피노사 사장은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뷰에서 "보유 지분 축소는 차량 투자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르노 지분 5%를 매각할 방침을 밝혔다.

현재 시가 기준 매각액은 약 1000억엔에 달한다. 닛산은 지난 3월 르노와 자본제휴 재검토를 통해 상호 출자 최소 비율을 15%에서 10%로 낮췄고, 이후 남은 5%에 대해 향방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닛산은 내년 3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약 5800억엔 규모의 사채를 상환할 계획이며 최대 6000억엔에 이르는 사채 차환 발행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영국 정부계 금융기관인 영국수출신용보증국(UKEF)의 보증을 바탕으로 약 2000억엔 규모의 융자 확보도 검토 중이다.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의 관세 강화는 최대 4500억엔 규모의 수익 감소 요인이 될 수 있고, 중국 시장에서는 BYD 등과 가격 경쟁 격화로 반등 여부가 불투명하다. 신용등급 하향이 이어지며 시장에서 민첩한 자금 조달은 어려워진 상태다.

닛산은 17개 생산거점 중 7곳을 줄이는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준비가 되는 대로 명확하게 발표하겠다"며 "닛산이 생존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닛산은 신차 개발 기간을 기존 55개월에서 30개월로 단축할 방침이다. 최근 중국 시장에 출시한 전기차 'N7'의 경우 24개월 만에 개발을 완료한 사례다.
에스피노사 사장은 "글로벌 차종도 30개월 안에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