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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는 혼자 못춰"..주한미국대사 대리, 북미 대화는 김정은에게 달려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24 14:10

수정 2025.06.24 14:10

"북한, 핵 수출 시도하면 완전히 멈추게 할 것"
"북한, 핵 50기 이상 보유했지만, 국제법상 합법적 핵보유국 인정 못해"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 대리(오른쪽 세번째_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국내 언론과 담화를 갖고 있다. 사진=김경수 기자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 대리(오른쪽 세번째_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국내 언론과 담화를 갖고 있다. 사진=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24일 미국이 중단된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북한에게 '비핵화'를 먼저 내세울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사대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내 언론과 가진 담화에서 "비핵화는 굉장히 어려운 목표다. 만남에 앞서 비핵화를 약속하지 못하면 양측은 만날 수 없다"면서 "좀 더 영리하게 시작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인 최종 목적을 위해 비핵화를 처음 접촉에서부터 내세울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을 합법적인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보유중인 사실은 맞다. 6번이나 핵실험을 했고 50기 이상으로 핵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은 합법적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전세계에선 합법적인 핵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5개국뿐이다. 이들은 1968년 체결된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공식적으로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은 핵무기를 보유중이지만 NPT 체제 내의 공식 핵보유국은 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처럼 북핵 제거에 향후 나설지 여부에 대해 "만약 핵무기를 북한이 수출한다면 대처가 있을 것이다. 완전히 멈추게 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지난 1994년 미국이 북핵 제거를 시도하려다 포기한 것에 대해 "지난 것은 역사가들이 평가하도록 나둬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통령 친중발언이 양국관계에 악영향?.."전혀 문제 없어"
윤 대사대리는 트럼프 2기에서 북미정상 회담을 다시 하려면 북한의 태도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의심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트럼프 1기에서 끝내지 못한 숙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탱고를 추는데는 2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으로 부터 다시 대화에 재개할 의향이 있는지를 듣지 못했다. 북한의 입장을 모르는 게 가장 문제다"고 설명했다.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한미 정상간 만남이 불발됐지만, 단순히 일정상의 문제였을 뿐 한미 동맹에 전혀 문제는 없다고도 설명했다. 국내 일부 보수단체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친중성향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이 불발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 대사대리는 이와 관련해 "두 정상간의 통화대화는 매우 따뜻했다. 이 대통령의 친중 관련 거리감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빠른 시간에 미국 위싱턴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은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나토동맹, 미일동맹과 함께 한미 동맹이 미국의 세계 동맹순위에서 2~3위에 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한미 정상회담은 제 재임기간에 곧 있을 것이고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IT·비관세 장벽 없애야
한편, 미국에 반도체 및 배터리 공장을 짓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기업들이 보조금 세제 해택을 못받을 수도 있다는 일각 우려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보조금 세제 해택을 완전히 폐지할 것이라는 공식적인 미국측의 입장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의 반입을 제한하는 방침을 통보한 것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난 문제 등의 탓으로 돌렸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 공공부분에 발생하는 예산 적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방비는 미국의 공공부분의 큰 스트레스로, 미국의 예산적자는 GDP의 6.5%에 달한다. 1조달러가 국방비로 지출중이다. 따라서 미국의 국방비 지출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 멕시코, 한국, 일본 등에 무역적자를 미국이 보고 있다. 이를 줄일 방법이 미국이 수출을 더 많이 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비관세 장벽에 대해 문제 인식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완전히 한국에서 개방 되길 바란다"면서 "농축산 부분에서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금지도 풀어야 한다"고 전했다.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미 외교 관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한 KPF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미 외교 관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한 KPF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