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넘게 방치된 '신장테니스장'…안전은 하남시 몫?
25일 대한체육회, 하남시 등에 따르면 신장테니스장은 1995년 1월 대한체육회가 소유한 뒤 1998년부터 시가 무상으로 임대받아 테니스장으로 운영했다가 2019년 9월부터 폐쇄된 채로 방치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당시 대한체육회는 '100주년 기념관 건립'을 이유로 하남시와 위탁 운영을 중단했다. 이후 신장테니스장에 잡초까지 무성하게 자라면서 도심 내 '흉물'로 전락했다.
하남시는 신장테니스장을 시민 체육시설로 되돌리기 위해 2023년 8월 대한체육회에 유휴 부지 활용 가능 여부, 즉 무상 임대를 공식 요청했다. 같은 해 9월 대한체육회로부터 "5년간 무상 임대가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시는 이를 근거로 '특별조정교부금(이하 특조금)' 6억원, 도비 4억원을 확보해 총 10억원 규모의 리모델링 예산을 마련했다. 오는 11월 테니스장 재개장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대한체육회가 돌연 입장을 번복했다. "재정 사정으로 무상 임대가 어렵다"는 입장을 하남시에 통보했다. 신장테니스장 재개장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이미 확보한 특조금과 도비 등 10억원의 예산마저 경기도에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체육회는 지난 19일 "장마철 집중호우로 테니스장 펜스가 넘어지면 인명피해 우려가 있으니 펜스 주변 지정 주차 장소를 변경해 달라"는 공문을 하남시에 보냈다. 기한은 장마 기간 종료까지다.
지역에선 대한체육회가 오랜 기간 시설의 위험 요소를 방치하면서 책임을 하남시에 떠넘기는 태도로 비쳐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펜스에 대한 긴급 보수는 하지 않은 채 하남시에 안전 조치만 요청했다는 것이다.
하남시 관계자는 "장마 기간 종료는 도대체 언제부터 언제를 뜻하는지 모르겠다. 이곳은 주차 공간이 늘 부족해 시민들이 불편을 크게 겪고 있는 장소"라며 "정해진 기한도 없고, 업무 협조도 없이 무작정 '이곳을 비워달라'는 대한체육회 공문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수년째 시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던 상황에서 이제는 하남시에 안전 조치를 요구하는 대한체육회 행태는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행정의 기본적인 절차마저 무시한 듯한 느낌이 든다. 서로 협력해서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 측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해라는 입장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여름철 집중 호우에 따른 피해 예방 등 정부의 안전 조치에 따라 대한체육회가 보유한 시설물 집중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하남 신장동 체육용지에서도 노후화가 발견되면서 이에 따른 일환으로 점검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하남시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 두 기관 담당 부서끼리 서로 공유하며 일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옛 신장테니스장 펜스 노후화가 상당히 심각해 위험 요소가 있다"며 "하남시와 적극 협조해 시민들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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