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제216차 전체회의를 열고,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 1호기의 해체 승인 안건을 상정하고 의결했다. 해체 승인에 따라 고리 1호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 원전이자, 첫 영구 정지, 첫 해체 결정이라는 세 가지 ‘최초’ 기록을 가지게 된다.
고리 1호기는 1977년 6월 19일 최초 임계에 도달한 이후, 2007년 6월 설계수명이 종료됐다. 이후 같은해 12월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10년을 더 운영했다. 2015년 6월, 박근혜 정부 시절에 영구 정지 결정이 내려졌고, 계속 운전 허가 기간이 끝난 2017년 6월 18일, 운전을 멈추고 정식으로 가동을 종료했다.
전 세계적으로 영구 정지 이후 실제 해체까지 완료된 원전은 25기뿐이다. 이 중 미국이 20기를 차지하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독일은 3기, 일본과 스위스는 각각 1기씩이다. 국가 수로 보면 단 4개국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대부분 시험용 원자로(원형로나 실증로)를 해체한 사례이기 때문에, 상업 운전이 이뤄진 원전을 실제로 해체한 경험은 미국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고리 1호기 해체는 우리나라가 상용로 해체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실증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해체 승인 이후 바로 작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지난해 5월부터는 방사능 오염을 줄이기 위한 제염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제염은 방사성 물질을 화학약품이나 고온·고압 등의 방식으로 세척하고 연마해 오염도를 낮추는 과정이다.
고리 1호기 해체는 2025년부터 2040년까지, 약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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