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 증가한 63억弗 전망
시장 다변화로 美관세 비켜가
시장 다변화로 美관세 비켜가
올해 한국 의료기기 수출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특수였던 지난 2022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8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내에서 의약품 중심의 수출 구조가 의료기기로도 확장되며 K의료기기가 수출 주력 산업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발 관세전쟁 이슈 속에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가 타격을 받고 막대한 수출 규모의 주요 제품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괄목할 만한 성과로,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의료기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약 63억달러(약 8조623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 의료기기 수출액이 58억달러(약 7조9361억원)로 8조원에 육박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6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4년도 의료기기 생산 및 수출입 실적 통계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정점기였던 지난 2021년 10조원을 넘었던 의료기기 수출은 2023년 6조7000억원까지 줄었으나 지난해 7조원 이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수출뿐 아니라 산업의 질적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69.4%에 달하던 의료기기 수입 의존도는 2023년 59.6%까지 낮아졌다. 어려운 국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도 국내 산업의 자생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기술 경쟁력을 갖춘 K의료기기의 글로벌 시장 확장도 주목된다. 선진시장인 미국과 유럽 시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연합의 CE 인증이라는 높은 진입장벽을 넘는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시장은 의료 인프라 발전 단계가 다양해 가격 경쟁력, 맞춤형 제품, 빠른 인허가, 유통 파트너십 등 차별화된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해외시장 다각화로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줄어들면서 관세전쟁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올해 수출 8조원을 넘어서면 10조원 시대로 가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술 기반 의료기기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융합, 정밀의료,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의 글로벌 인증 지원 및 현지화 전략 지원이 병행된다면 K의료기기는 제2의 반도체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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