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들, 특화·디지털점포로 대안 [텅 빈 은행, 대안 없나]

이주미 기자,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14 18:14

수정 2025.07.14 18:14

국민, 9 To 6 Bank 82곳 운영
신한, 외국인 중심 영업점 설치
퇴근후 이용 디지털라운지 확대
은행들, 특화·디지털점포로 대안 [텅 빈 은행, 대안 없나]
은행 업무의 비대면·디지털화로 점포 수가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은 해당 지역이나 고객의 특성에 맞는 점포를 늘리고 있다.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서비스 이용 우려가 커지자 특화점포를 마련하는 등 대안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특화점포나 디지털 영업점 등을 통해 대면채널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을 닫는 점포가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국민은행은 전국 82개 지점에서 '여섯시 은행(9To6 Bank)'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영업점보다 영업시간을 2시간 더 연장해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또 지난해 8월부터는 개인종합창구 전 직원이 근무하는 '점심시간 집중상담' 운영 지점을 전국 41곳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점심시간에도 여유롭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일반지점보다 고객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고령층 고객을 집중 관리하기 위해 시니어 전담 컨설팅센터인 'KB골든라이프센터'를 12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점주권 및 고객군의 특성에 맞는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경남 김해와 서울 독산동에 '외국인 중심 영업점'을 설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화상상담을 기반으로 10개 외국어 금융상담이 가능한 '디지털 라운지'와 계좌개설·해외송금·제신고 등 상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기존 '이브닝플러스' 점포를 전국 78곳의 '디지털 라운지'로 확대, 고객이 퇴근 후에도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라운지에는 화상 기반의 '디지털 데스크'가 설치돼 일평균 1300여명이 금융상담을 이용하고 있다. 현장에는 전담 컨시어지가 상주해 디지털 접근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돕는다. 디지털라운지 이대역점 관계자는 "20~40대 고객은 대기시간 없이 빠르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편리해 한다. 고령층은 다소 어려워해 안내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고령층, 외국인, 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계층 특화점포와 이동채널인 '움직이는 하나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3개의 시니어 플러스점과 18개의 디지털무인점포를 통해 금융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역의 특성 등에 따라 그곳에 맞는 특화점포를 운영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영업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보다 인력 배치, 인건비 등에서 훨씬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의 예·적금이나 대출을 우체국이나 저축은행 등 은행이 아닌 곳에서 할 수 있게 하는 은행대리업 제도를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은행권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제도 도입을 준비해왔다.
여러 은행이 한 점포에 입점하는 형태의 공동 디지털 점포 설치 및 추진도 협의하고 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