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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거세진 농민단체 “통상교섭본부장 석고대죄하라”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16 16:21

수정 2025.07.16 16:21

최흥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이(앞줄 가운데) 1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농연 제공
최흥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이(앞줄 가운데) 1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농연 제공

[파이낸셜뉴스] 농민단체들이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협상을 두고 “농산물 전략적 판단” 관련 발언을 한 데 대해 반발했다. 전국 단위 농민 투쟁에도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16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한-미 상호관세 협상 농축산물 관세·비관세 장벽 철폐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통상 당국이 상호관세 조정 협상 카드로 농축산물 관세·비관세 장벽 완화를 검토하는 것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한농연 내에서도 쌀, 축산, 사과 등 품목을 각각 대표하는 홍연신 전남도연합회장, 양광석 충북도연합회장, 송종만 경북도연합회장 등 임직원 30여 명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 14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통상 주요 성과 브리핑에서 “우리가 미국뿐 아니라 동남아나 어느 나라와 통상 협상하든 농산물이 고통스럽지 않은 협상이 없었고, 그러면서 우리 산업 경쟁력은 또 강화됐다”면서 “농산물 부분도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지난 5∼10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과 협의를 마치고 돌아온 뒤 나온 발언으로, 농축산물 추가 개방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날 최흥식 중앙회장은 “미국 측의 비합리적 통상 압박 속에 그간 미국 측이 꾸준히 제기해 온 농축산물 위생·검역을 포함한 비관세 장벽 완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수용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며 “여 본부장은 반농업적이고 농민 기만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산자부와 통상교섭본부장은 즉각 농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농업 분야는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당당하게 요구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농업 현장의 요구를 무시할 경우 제2차, 3차 전국 단위 농민 투쟁으로 화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미 미국과의 농산물 무역 수지가 불균형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약 95억달러에 달하는 반면, 수출액은 약 15억달러에 불과해 대미 무역 적자가 약 80억달러에 이른다”며 “그동안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을 비롯한 전체 교역국 중에서 적자 규모가 가장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5년간 대미 수입액은 약 57%가량 폭증했고, 그 결과 우리나라는 미국산 농축산물의 세계 5위 수입국으로 전락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