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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당권 레이스 본격화…'찬탄vs반탄' 대선 경선 데자뷔?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0 17:03

수정 2025.07.20 17:03

국힘, 전당대회 일정 확정..8·22 청주
김문수 20일 기자회견서 당권 출사표
전한길·인적쇄신, 전대 변수로 급부상
김문수·안철수·조경태 출마 공식화
장동혁·한동훈 막판 고심..나경원 불출마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면서 당권 레이스 역시 본격화됐다. 6·3 대선에 출마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당대회 출마를 전격 선언했고 오는 21일 조경태 의원의 출마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반탄·찬탄' 후보들이 경쟁했던 구도와 유사하게 이번 당권 경쟁 역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정도와 인적쇄신 등을 둘러싼 서로 다른 입장이 각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1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물밑에서 거론되던 당권 주자들이 공식 출마선언을 시작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날 6·3 대선 47일 만에 당권 도전에 나서면서 김 전 장관과 안철수·조경태 의원이 경쟁에 나서게 됐다.

현재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장동혁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 역시 각각 '반탄'과 '찬탄' 성향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번 당권 경쟁 역시 '윤 전 대통령'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모양새다. 지난 대선 경선 '4강'은 '반탄' 김문수·홍준표 후보와 '찬탄' 안철수·한동훈 후보 구도로 형성됐고, 1명씩 결승에 올라 맞붙었다. 결국 김 전 장관은 최종 승자로서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와 맞붙었지만 패배하면서 '반탄' 책임론이 일었다.

김 전 장관은 대선 과정에서 계엄과 탄핵에 대해 사과했지만 구(舊)반탄 세력과의 절연에는 소극적이다. 김 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스팔트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 나섰던 전한길씨의 입당에 대해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받아야 한다"며 "만나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면 할 수 있는 열린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안철수·조경태 의원과 한 전 대표는 반탄 세력과의 완전한 절연을 꿈꾸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국민의힘의 극우정당화를 막아내야 한다"고 했고, 안 의원은 18일 "길(전한길)심이 아니라 민심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과 한 전 대표는 지난 19일 오찬 회동을 가져 당의 극우화에 대한 우려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안 의원과 한 전 대표가 연대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내세운 인적쇄신 역시 이번 전당대회의 관전 포인트다.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에서 사퇴하기 전 구주류인 '쌍권(권영세·권성동) 출당'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혁신위원장은 반탄 최전선에 나섰던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과, 인적쇄신에 소극적이었던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거취를 밝히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조 의원과 한 전 대표는 이 같은 인적쇄신에 긍정적 입장이지만, 김 전 장관은 "당이 쪼그라드는 방향의 혁신은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당 주류 인사들의 '반김 정서'가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 전 장관이 지난 5월 단일화 과정에서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에 대해 입장을 선회한 것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배신감을 느꼈다는 내부 평가가 쏟아진 바 있다. 따라서 비교적 '새 얼굴'이라는 평가를 받는 장 의원이 출마할 경우 내부에서 장 의원을 밀어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대룰(당원투표 80%·국민여론조사 20%)'도 변수다. 당심이 압도적으로 많이 반영되는 선거인 만큼, 중도확장성을 표방하는 안철수·조경태·한동훈 등 '찬탄파'가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8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내달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기로 정했다.
김문수·안철수·조경태 외에도 양향자·장성민 전 의원이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장 의원과 한 전 대표가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