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바다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10년 전부터 한반도에 몰린 이유는?

변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1 10:05

수정 2025.07.21 10:05

[파이낸셜뉴스] 모자반과의 해조류인 괭생이모자반은 사체가 썩으며 풍기는 암모니아로 김, 미역 등 해양생태계를 파괴해 소위 ‘바다의 불청객’이라 불린다. 이 괭생이모자반이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한반도 앞바다에 급증하고 있어 원인 규명과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팀이 최근 규명한 한반도 해역에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의 주요 이동 경로도. 파란색 경로는 기존에 알려준 중국 저장성 연안 기원, 회색과 붉은색 경로는 이번 연구에서 규명된 서해 북부 기원 경로. 자료=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팀이 최근 규명한 한반도 해역에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의 주요 이동 경로도. 파란색 경로는 기존에 알려준 중국 저장성 연안 기원, 회색과 붉은색 경로는 이번 연구에서 규명된 서해 북부 기원 경로. 자료=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괭생이모자반이 지난 2015년 이후 특정 시기에 한반도 남서해역으로 대량 유입된 원인을 규명해 그 결과를 지난달 국제학술지에 실었다고 21일 밝혔다.

괭생이모자반은 특정 해역에 대량으로 유입될 경우 사체의 유해성 등으로 해안 생태계뿐 아니라 양식업, 어업, 해양관광업 등에 피해를 끼치는 생물이다. 해양환경정보포털의 ‘연도별 전국 괭생이모자반 수거량’ 통계에 따르면 특히 피해가 컸던 2015년과 2021년에는 남서해역에서 1만 6000여톤 가량이 수거된 바 있다.



이에 KIOST 서성봉 박사 연구팀은 이 생물이 우리 바다에 대량 유입된 원인을 밝히고자 천리안 해양관측위성 1호와 2B호 관측자료 및 입자 추적모형을 이용해 경로 등을 분석했다. KIOST가 자체 개발한 입자 추적모형은 해류와 바람을 비롯한 물리적 요소를 종합해 해양 부유물 이동 경로와 확산 범위를 예측하는 수치 모델이다.

연구 결과, 대량 유입의 주원인은 서해 북부 해역에서 기원한 괭생이모자반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 이전까지는 황해 북부 해역의 수온이 낮아 이 생물의 서식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이상기후 등의 원인으로 수온이 올라 적합한 서식 환경이 조성, 겨울철 떨어져 나온 괭생이모자반이 해류와 북서계절풍을 타고 동중국해 중앙부에서 국내 연안까지 이동한 것이다.

또 이번 연구에서 괭생이모자반의 대량 유입 시기에 대한 원인도 새롭게 밝혀냈다.
괭생이모자반이 한반도 해역에 유입되는 시기는 매년 달랐으며, 4월께부터 유입되는 개체는 중국 저장성으로부터 동중국해 중앙부를 거쳐 유입된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1월에 유입되는 개체들은 전년도 12월에 서해에서 강하게 부는 서풍의 영향으로 서해 북부에서 남하하는 군락 가운데 일부가 연안 해류를 따라 이동하며 1월에 출현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국내 해역의 괭생이모자반 유입 시기와 유입량 등을 과학적으로 관찰, 예보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신속한 대응지침을 만드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중국 동부 저장성~랴오닝성 연안의 겨울철(12~2월) 평균 표층수온 변화 그래프. 자료=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중국 동부 저장성~랴오닝성 연안의 겨울철(12~2월) 평균 표층수온 변화 그래프. 자료=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