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울산 폭염 속 이틀째 수돗물 단수.. 누수 관로 못 찾아 복구 지연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1 14:25

수정 2025.07.21 14:25

울주군 언양읍, 삼남읍 등 6개 읍면 폭염주의보 속 고통 가중
급수차 39대 동원해 아파트 단지와 주거 지역별로 생활용수 공급 중
삼성SDI 오뚜기 등 공업용수 공급 차질 없어.. 시장, 식당 등은 피해
101년 된 옛 삼호교 교각 침하와 파손...전면 통행금지
반구대 암각화 완전 침수... 물에서 나오려면 한 달 걸릴 듯
21일 울산 태화강 중류인 울주군 범서읍 사연교 아래에서 송수관 파손 부위를 찾는 누수 탐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일 울산 사연교 아래에 매설된 900mm 대형 송수관에서 누수가 발생해 울주군 언양읍 등 울산 서부권 지역에는 지난 20일부터 이틀째 수돗물 단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21일 울산 태화강 중류인 울주군 범서읍 사연교 아래에서 송수관 파손 부위를 찾는 누수 탐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일 울산 사연교 아래에 매설된 900mm 대형 송수관에서 누수가 발생해 울주군 언양읍 등 울산 서부권 지역에는 지난 20일부터 이틀째 수돗물 단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유산 등재 후 1주일 만에 침수된데 이어 불어난 태화강 강물에 101년 된 울산 최초의 교량이 내려앉았다. 또 태화강 아래 묻혀 있던 대형 송수관이 파손돼 폭염주의보 속 3만 5000세대가 이틀째 단수 피해를 입고 있다.

21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 남구 삼호동~중구 다운동을 연결하는 옛 삼호교의 상판이 내려앉은 것은 전날 오후 8시 33분께다. 상판을 떠받치고 있던 교각 중 2개가 침하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침하한 교각들은 허리 부분이 휘어지고 철근콘크리트가 떨어져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교각 아래 지반이 쓸려 내려가면서 침하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8시 상판이 내려앉아 통행이 전면 금지된 울산 옛 삼호교의 모습. 폭우로 태화강 강물이 불어 교각 아래 지반이 침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판을 떠받치고 있는 교각 일부가 휘어져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지난 20일 오후 8시 상판이 내려앉아 통행이 전면 금지된 울산 옛 삼호교의 모습. 폭우로 태화강 강물이 불어 교각 아래 지반이 침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판을 떠받치고 있는 교각 일부가 휘어져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경찰은 주민들의 통행을 금지한 상태며, 관할 울산 중구가 안전진단을 벌이고 있다.

옛 삼호교는 일제강점기인 1924년에 태화강에 설치된 울산지역 최초의 근대식 철근콘크리트 교량으로, 지난 2004년 9월 4일 국가등록문화유산 제104호로 지정됐다. 101년이라는 세월 동안 다수의 대형 태풍과 대규모 수해를 견뎌왔지만 이번 폭우로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서는 전체 철거까지 예상되고 있다.

울산 서부권인 울주군 언양읍과 삼남읍, 삼동면, 상북면, 두서면, 두동면 등 6개 읍면 6만 8000여 명의 주민들은 이틀째 이어진 수돗물 단수로 고통을 받고 있다. 장마가 끝난 뒤 내려진 폭염주의보 속에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울주군 범서읍 태화강 사연교 아래 매설돼 있던 지름 900mm 대형 송수관이 파손된 것은 태화강에 홍수 경보가 내려진 지난 19일 낮 12시 무렵이다. 다음날 새벽부터 복구작업이 서둘러 시작됐지만 불어난 강물에 파손된 부분을 찾지 못하면서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울산시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누수 관로만 찾으면 새로운 관으로 교체하는 데는 3~4시간이면 된다"라며 "현재 누수 지점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울산시는 급수차 39대를 동원해 아파트 단지와 주거 지역별로 지정 배차해 주민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울주군은 식수용으로 생수를 지원하고 있다.

이순걸 울주군수가 21일 언양읍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찾아 생수 배부 현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의 불편 사항을 전해 듣고 있다. 울주군 제공
이순걸 울주군수가 21일 언양읍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찾아 생수 배부 현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의 불편 사항을 전해 듣고 있다. 울주군 제공

다만 언양 알프스 시장과 주요 식당 등은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SDI와 오뚜기 등 삼남읍 지역 대형 사업장은 다행히 공업용수 관로를 통해 필요한 용수를 공급받고 있어 생산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주요 공공시설 등은 상수도 공급이 끊어지면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등재 소식이 전해진지 1주일 만인 지난 19일 오후 1시께부터 완전히 물속에 잠겨 있는 상태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사연댐의 수위는 58.9m를 유지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 물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