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이재명 정부 기대 속…조용히 불어난 금융·증권 공매도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2 17:06

수정 2025.07.22 17:01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법 개정 등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에 금융·증권 관련 업종의 주가가 급등한 반면, 해당 업종의 공매도 잔고가 코스피 전체 공매도 잔고 상승 추이를 크게 웃돌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2일~7월 17일 동안 증권 업종의 공매도 순보유잔고는 1557억원에서 3114억원으로 100% 급증했고, 금융 업종도 1조1137억원에서 1조7430억원으로 56.51%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의 공매도 잔고는 7조633억원에서 9조4674억원으로 34.04% 늘어, 금융·증권 업종에 비해 증가폭이 작았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에서도 증권과 금융이 코스피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 업종은 0.43%에서 0.69%로 0.26p 늘었고, 금융은 0.26%에서 0.35%로 0.09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는 0.31%에서 0.36%로 0.05p 오르는 데 그쳤다.

금융과 증권은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업종 중 하나다. 6월 4일부터 7월 22일까지 'KRX 증권' 지수는 31.69% 상승하며 상승률 상위 2위에 이름을 올렸고 KRX 은행도 25.83% 오르며 상승률 5위를 기록했다.

증권과 금융 업종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데에는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기대와 주주환원 강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증권업은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발행어음 사업 인가 추진 등으로 주주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고, 은행업은 견조한 실적과 함께 주주환원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관심이 확대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주가가 다른 업종에 비해 가파르게 급등하다보니 동시에 밸류에이션 부담과 조정에 대비하는 포지션도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 섹터의 경우 주주 환원과 수익 확대 등 기대감으로 섹터 주가가 급등하는 동시에 공매도 잔고도 동반 급증하면서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며 "지주·증권 등은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증권주가 단기적으로는 주가 급등에 따른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책 기대와 주주환원 강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은행주의 방향성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