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 일정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기자단에서 제외했다 WSJ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간의 관계를 보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보낸 성명에서 "WSJ이나 다른 어떤 언론사도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대통령의 사적 업무공간을 취재하기 위한 특별한 접근권을 보장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WSJ의 허위 보도와 명예훼손 행위로 인해 그들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13개 언론사 중 하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밀착 취재는 보통 백악관이 정한 소수의 '풀(pool)' 취재진에 의해 진행된 뒤 다른 언론사에 공유된다. 해당 WSJ 출입기자는 스코틀랜드 일정 마지막 이틀간 풀 취재진에 포함돼 있었지만 명단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이같은 조치는 지난 17일 WSJ가 보도한 기사 때문이다. WSJ는 성범죄자인 엡스타인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음란한 생일 축하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그림과 편지가 가짜라고 주장하며 WSJ에 기사를 게재하지 말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WSJ의 발행사인 다우존스와 모회사인 뉴스코프, 뉴스코프 최고경영자 로버트 톰슨, 뉴스코프를 운영하는 루퍼트 머독 가문, 그리고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두 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백악관은 올해 1월 AP통신의 백악관 출입 기자를 취재단에서 배제했었다. 당시 백악관은 '멕시코만(Gulf of Mexico)' 이름을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바꿔 부르기로 결정했지만 AP통신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이후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백악관에 "AP 기자들의 풀 기자단 자격을 복원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백악관은 AP통신 기자의 백악관 취재를 허용하는 대신 기존의 풀 기자단 규정을 개정해 통신사 전용 좌석을 폐지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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