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우리 안의 우리, 30인의 움직임으로 만난다”..싱크 넥스트 25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07 00:03

수정 2025.08.07 00:03

안무가 해니·크리스,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5’ 협업
안무가 해니와 미스터 크리스(오른쪽)
안무가 해니와 미스터 크리스(오른쪽)

[파이낸셜뉴스] “두 사람 내면을 30명의 무용수가 표현합니다.”
젊은 안무가 해니(31)와 댄서 미스터 크리스(27)가 오는 14~16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리는 ‘해니, 미스터 크리스 온 싱크 넥스트 25(Sync Next 25)’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해니는 팝스타 어셔, 에스파 등과 협업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안무가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장편 공연을 창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다스 등과 협업한 크리스는 체코 프라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댄서이자 비주얼 아티스트로 이번이 첫 내한 공연이다.

두 사람은 지난 7월 29일 기자들과 만나 자신들의 신작 공연 ‘우리 OO-LI’를 소개했다.

둘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번 작품은 '우리(us)'이자 ‘우리(cage)’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제목처럼, 개인과 집단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체적 실험이자 정체성과 연결성에 대한 퍼포먼스가 될 예정이다.

해니는 “크리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워낙 내면에서 많은 목소리를 만나고 반응해 온 댄서”라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무대 위에 그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크리스는 “사람의 몸을 매개로 그림을 그리는 셈”이라며 “해니와 함께 어떤 이미지를 그리고, 그 움직임이 어떻게 무대 위에서 보일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공개 오디션 통해 28명 무용수 선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28명의 무용수가 참여하는데, 해니와 크리스의 내면을 각각 14명씩 28명이 함께 표현하는 방식이다. 무용수 전원이 무대를 떠나거나 등장하는 방식 없이, 줄곧 두 사람과 함께 한다. 이 때문에 오디션 과정에서 춤의 기술보다 응시자의 ‘존재감’과 ‘포용력’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크리스는 “조별로 4시간씩 함께하면서도 첫 10분이면 누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인지 느낌이 왔다”며, “얼마나 자신과 타인을 지지할 수 있는지를 봤다”고 설명했다. 해니 역시 “15명이 한 사람을 표현하고 또 다른 15명이 한 사람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포용력이 가장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해니는 이날 자신과 크리스를 음과 양으로 비유했다. 해니는 “제 춤은 조용하고, 바닥에 붙어 있으며 섬세하다면, 크리스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채운다”고 했다. 크리스는 “마치 음과 양처럼 무대 위에서 서로 보완하면서 더 입체적인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슴으로 느끼고, 포용되는 경험 되길"

이들의 춤 인생도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해니는 6살 무렵 친구 어머니를 따라간 발레 수업에서 춤을 처음 접했고, 이후 브레이킹, 팝핑 등 스트리트 댄스,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흡수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반면 크리스는 11살 때 프랑스 파리 여행 중 거리에서 브레이커들의 춤에 매료돼 이길을 걷게 됐다. 그는 “유튜브로 보던 한국의 브레이킹 신에 큰 영감을 받았다”며 “한국에서 다양한 댄서를 만나면서 저만의 아이돌을 만난 기분이었다”며 즐거워했다.

한편 두 안무가는 이번 공연이 관객들에게 감정적으로 포용되는 경험이 되기를 바랐다. 크리스는 “머리로 이해하기보다는 가슴으로 느끼는 공연이었으면 좋겠다”며 “공연을 통해 내가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니 역시 “개개인의 내면을 이번 공연을 통해 만나보면 좋겠다”고 바랐다.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로 신작 '우리(OO-LI)'를 선보이는 안무가 해니(아래쪽)과 미스터 크리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로 신작 '우리(OO-LI)'를 선보이는 안무가 해니(아래쪽)과 미스터 크리스. 세종문화회관 제공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