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새 미성년 스토킹 가해 31배↑
가정폭력도 30% 급증
전문가들 "초기 교정 실패 시 상습범 전락...맞춤형 대응 시급"
가정폭력도 30% 급증
전문가들 "초기 교정 실패 시 상습범 전락...맞춤형 대응 시급"
[파이낸셜뉴스] #.10대 A군은 지난달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그는 지난 1월부터 약 5개월 동안 피해자에게 100차례 넘게 전화와 메시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을 저질러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A군은 또다시 피해자를 찾아갔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3년 간 발생한 가정폭력과 스토킹 범죄 가해자 4명 중 3명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성년 가해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져, 도덕의식을 바로잡지 못할 경우 성인이 된 후에도 범행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행안위 소속 윤건영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연도별 가정폭력·스토킹 가해자 및 피해자 성별·연령대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 전체 가정폭력·스토킹 가해자는 18만3506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남성은 13만8895명으로, 전체의 75.7%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여전히 40대 이상 중장년층 범죄 비율이 높았다. 2023년 기준 가정폭력 가해자는 41~50세가 1만5151명(27.5%)으로 가장 많았다. 동일 연령대 스토킹 가해자도 2387명으로, 30세 이하(2541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21%)을 차지했다.
미성년 가해자는 비중이 낮지만 증가폭이 뚜렷해 잠재적 위험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스토킹의 경우 19세 미만 가해자는 2021년 8명에서 2022년 162명, 2023년 249명으로 늘며 31배 이상 급증했다. 가정폭력 미성년 가해자 또한 같은 기간 1085명에서 1417명으로 약 30.6% 뛰었다.
지난해에는 안산시 상록구의 한 중학교 부근에서 등교 중이던 여학생의 머리를 둔기로 내려쳐 살해하려 한 10대 남학생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해당 남학생이 여학생을 스토킹하다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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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건전한 이성관이 무너진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미성년 가해자를 초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상습범'으로 굳어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노윤호 변호사는 "(요즘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보니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가족이든, 좋아하는 사람이든 폭력적인 성향을 표출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교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성인이 돼서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단순히 형량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범행 정도에 따른 정교한 대응과 소년사법제도 전반의 개선, 교육의 내실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상담이나 보호관찰 등 반성 기회를 줄 만큼 부드러운 대응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는 반면 성인 못지않게 무거운 처벌이 필요한 아이들도 있다"며 "일괄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성장 과정 및 가정환경, 학교 생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맞춤형 대응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소년법의 특혜를 악용하는 등 어린 나이가 면죄부로 작용할 요소를 차단해야 한다"며 "교화 처분 시 단순 방치 후 보호자 인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촘촘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변호사는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 간 협업을 통해 미성년 가해자 증가 원인을 분석하고, 이기주의를 해소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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