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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北 제체 존중하면서 대화 테이블 복귀 손짓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5 14:10

수정 2025.08.15 14:10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남북 관계 정상화를 위한 구상을 공개했다. 북한 체제를 인정하면서도 북한이 다시금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명분을 마련하는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남북 관계에서 북한이 가장 경계했던 의도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은 것으로,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다시 열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대해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니다"며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관계"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하고, 신뢰를 우선적으로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통령은 "먼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 당장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며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9.19 군사합의 카드가 제시됐다. 9·19 군사합의 복원은 북한의 도발 자제를 유도하는 실질적 장치로,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가능한 사안은 곧바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신뢰 회복과 대화 재개 이후의 협력 방안으로는 공리공영·유무상통(있는 것과 없는 것을 서로 융통함) 원칙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남북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교류 협력 기반 회복, 그리고 공동성장 여건 마련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 했다.
이 대통령은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매우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한다"면서도 "남북 그리고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나겠다"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