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국 경색이 심해지다 못해 여야 사이가 서로를 투명인간 취급할 만큼 냉랭하다.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나란히 앉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인사는커녕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 국민임명식에는 자리하지도 않았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여야 당색이 섞인 이른바 ‘통합 넥타이’를 착용한 이재명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정작 여야 대표는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으면서도 서로 인사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이 대통령의 통합 메시지를 무색하게 했다.
정 대표는 경축식이 시작하기 전 여러 인사들과 적극 인사를 나눴다. 그러면서도 옆자리에 착석한 송 비대위원장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경축식을 마칠 때까지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협의회 출범식 및 당 대표 후보자 초청 정책협약식에서 “정 대표가 내 옆에 앉았는데 쳐다보지도 않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가 국민의힘을 예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이상한 얘기를 했던데 저도 똑같다”며 “저도 사람하고 대화한다”고 맞받았다.
이 대통령은 송 비대위원장과 인사하며 같은 날 국민임명식에 참석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예고했던 대로 불참했다. 앞서 ‘셀프 대관식’이라고 비판하며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 대통령은 제1야당은 빠진 광화문광장 국민임명식에서 ‘포용’의 의미를 담은 흰색 넥타이를 차고 나섰다. 국민의힘 불참에 따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고(故)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배우자들도 초청에 응하지 않아 보수인사들의 빈자리가 상당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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