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패션

[fn 이사람] "다양한 협업으로 고객경험 확장… K편집숍 대표주자 꿈꾸죠"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9 18:54

수정 2025.08.19 19:24

이상우 삼성물산 패션부문 비이커 오리지널 그룹장
10년 넘게 사랑받은 최대 편집숍
패션 넘어 음악·F&B로 협업 확장
올해 Z세대 가수 한로로와 콜라보
고품질 데님 전문 브랜드도 선봬
수입 바잉 절반 가격에 큰 인기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편집숍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비이커'가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2012년 선보인 편집숍 브랜드 '비이커(BEAKER)'는 이름 그대로 투명한 실험기구인 '비커'의 속성을 빌려왔다.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 비커처럼, 브랜드 역시 패션 아이템뿐 아니라 음악·예술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내며 차별화된 정체성을 구축하겠다는 취지였다. 단순히 옷을 파는 공간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해온 것이다.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물산 패션부문 본사에서 만난 이상우 비이커 오리지널 그룹장(사진)은 "비이커는 패션을 넘어 문화와 음악까지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일상에 특별한 순간을 더하는 협업과 큐레이션으로 비이커만의 정체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이커는 업력만 10년 넘는 국내 최대 규모 편집숍으로 꼽힌다. 해외에서는 메종키츠네, 스튜디오 니콜슨, 가니 등 글로벌 디자이너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했고 국내에서는 아모멘토, 뉴에라 등 신진에서 중견으로 성장한 브랜드와 오랜 협업을 이어오며 영향력을 넓혀왔다. 이 그룹장은 "비이커가 등장하면서 국내 편집숍이 비로소 규모를 갖추기 시작했다"며 "이후 취향이 세분화되는 흐름 속에서 비이커는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정교한 큐레이션으로 경쟁력을 키워왔다"고 설명했다.

비이커는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구축한 브랜드 감성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브랜드다. 실리카겔, 나얼, 백예린 등 매년 뮤지션·아티스트들과 프로젝트를 이어오며 비이커만의 감성을 쌓아왔다. 이러한 협업은 단순한 매출 확대나 홍보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비이커만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이 그룹장은 "협업은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고객이 열광할 수 있는 경험 확장"이라며 "비이커 고객들은 이런 문화적 활동과 협업을 통해 성장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충성고객 확보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Z세대에게 특히 주목받는 아티스트인 한로로와 함께 그의 단편소설 제목이기도 한 '자몽살구클럽'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그룹장은 "다양한 협업은 매출보다는 브랜드 경험과 이미지 확장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패션에 국한하지 않고 음악·예술·식음료(F&B)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협업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이커는 올해 데님 전문 자체브랜드(PB) '스티치 컴스 블루(Stitch Comes Blue)'를 론칭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일본·유럽산 프리미엄 원단과 워싱기법을 적용해 30만원대 가격으로 선보였는데,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 그룹장은 "수입 바잉 데님은 70만원이 넘는데 절반 수준 가격으로 고품질을 제안했다"며 "첫 시즌부터 3040 고객층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그룹장은 "스티치 컴스 블루처럼 PB를 확대해 한국형 편집숍의 대표주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