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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횡보에 'ETF'로 눈돌렸던 개인투자자 '비명'...일주일만에 1조이상 증발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1 16:25

수정 2025.08.21 15:57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증시 고점 부담에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투자로 눈을 돌렸던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박스권 횡보세 속에서 불과 일주일 만에 ETF 순자산이 1조원 이상 증발하는 등 손실이 커지고 있어서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국내 상장된 ETF 전체 순자산 규모가 1조6178억원 감소했다. 가파르게 늘던 ETF 순자산 상승세도 이달 들어 꺾였다. 올해 간접투자 상품의 순자산 규모가 단기간에 이처럼 크게 줄어든 것은 손에 꼽힐 정도다.

ETF 순자산은 투자자 예탁금과 기초자산 시세 변동에 따른 평가금액을 합친 것을 뜻한다.

코스콤 ETF CHECK 기준으로 일주일간 순자산이 가장 많이 쪼그라든 ETF는 KODEX 레버리지로 2357억원 감소했다. 이어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1208억원)', 'TIGER200(1179억원)', 'KODEX200(1171억원)', 'KODEX200TR(910억원)' 순으로 지수 추종형 ETF들의 타격이 컸다. 업종별로는 KODEX 반도체(625억원), TIGER Fn반도체TOP10(539억원) 등 반도체 관련 ETF들의 몸집도 크게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ETF 순자산 감소의 주된 배경으로 기초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을 꼽는다. 세제 개편안과 관세 폭탄,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등 대내외 부담 가중으로 박스권 내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단기간 ETF수익률도 출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리와 정책 변수 등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분산투자로 방어력이 높은 ETF도 충격을 피하기 어려운 증시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의 단기 손실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개인 순매수 상위 ETF인 'KODEX 레버리지(1748억원)',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1246억원)', 'KODEX 200(370억원)'의 같은기간 수익률은 각각 -5.79%, -8.35%, -2.88%로 모두 손실권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로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경우 ETF 투자자들의 손실도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 매도가 지속되면 지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이 경우 ETF의 자금유출과 순자산 감소 등으로 투자자들의 손실이 오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