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트남'(봉화+베트남) 브랜드로 육성하는 관광개발사업
소멸하는 지방 되살리기 위한 절박한 생존전략
소멸하는 지방 되살리기 위한 절박한 생존전략
【파이낸셜뉴스 봉화=김장욱 기자】봉화군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구증가 프로젝트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이하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업은 '봉트남'(봉화+베트남)이라는 브랜드로 육성하는 관광개발사업이다.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경북도, 경북교육청과 함께 하는 이 사업은 국내 유일 베트남 리(LY) 왕조 유적지 개발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증진은 물론 다문화인 유입 및 교류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베트남 리 왕조를 기리는 충효당이 위치한 화산 이씨 집성촌인 봉성면 창평리 일원 11만8890㎡ 부지에 오는 2033년까지 사업비 약 2000억원(국비 1000억원, 도비 210억원, 군비 490억원, 민자 300억원)을 들여
역사지구, 휴양지구, 문화지구로 나눠 조성한다.
이곳에는 베트남 리 왕조 유적지를 비롯해 리 태조 동상 등 역사 시설물, 한-베트남 역사문화 콘텐츠센터, 연수 및 숙박시설(연꽃 모양), 다문화국제학교, 진로연계센터, 다랭이 논 체험장, 사당 및 정원 등이 들어서게 된다.
특히 가속화되고 있는 군의 지방소멸 위기를 다문화국제학교, 진로연계센터, 관광 등으로 생활인구 증대를 통해 극복하기 위한 핵심 사업이 될 전망이다.
이 사업은 단순히 베트남 5대 명승 조형물 몇 개를 설치한 뒤 관광객이나 이주민을 유치하려는 사업이 아니다. 인규유입은 물론 정부에서도 염두를 두고 있는 생활인구 증가 효과까지 거두려면 한국 거주 베트남 사람들의 생활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박현국 군수는 "이 사업은 단순한 개발이 아닌, 소멸하는 지방을 되살리기 위한 절박한 생존전략으로, 인구 증가 정책의 국제적인 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지방 차원의 프로젝트를 넘어 국가적 관심과 외교·문화의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창평리는 단순한 역사 유적지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한국 속의 베트남'으로 변신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리 왕조는
베트남 리 왕조는 중국의 속국에서 벗어난 최초 장기 독립 왕조다. 따라서 베트남 사람들에게 리 왕조 위상은 독보적이다.
리 왕조 6대 황제 영종의 아들 이용상(화산 이씨 시조)은 중국계 진씨 왕족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탈출, 1226년 고려 옹진 화산에 정착했다. 당시 조정에서는 그에게 '화산 이씨'라는 본관을 하사했다.
봉화군 봉성면은 이용상의 둘째 아들인 이일청이 안동 부사로 부임하며 화산 이씨 집성촌이 생긴 곳이다.
또 그의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는 봉화군 봉성면에는 이용상의 13세손(리 왕조를 세운 이공온의 20세손) 이장발의 충효를 기리는 충효당(문화재자료 제466호)이 있다.
이장발은 임진왜란이 발생하자 19세 어린 나이로 편모 슬하 가장이면서도 모친의 허락을 받고 전장으로 달려가 문경새재에서 혈전 끝에 전사했다. 순직 당시 그의 품에서 충심과 효심을 담은 절명시가 발견돼 그 내용이 충효당 기둥에 걸려 있다.
이같은 역사적 사실을 볼 때 리 왕조 후손은 800여년간 봉화에 살면서 많은 문화적 흔적을 남겼다.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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