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판매 줄고, 유지비 저렴한 친환경차 판매 늘어
26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중고 승용차 실거래 대수는 96만323대로, 지난해 상반기(100만9347대)보다 4만9024대(4.9%)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신차 판매량이 82만6951대(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및 수입자동차협회 통계)로 전년 동기(79만9354대) 대비 3.5%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국산차 판매대수는 상반기 68만8831대로 지난해 동기(67만3702대) 대비 1만5129대(2.2%) 증가했고, 수입차의 경우 13만8120대로 지난해 상반기 12만5652대보다 1만2468대(9.9%) 늘어났다.
통상적으로 신차 시장의 활기는 중고차 시장으로 이어지지만, 올해는 그 공식이 깨진 것이다.
■중고차 할부금리, 신차보다 비싸다
신차와 중고차 시장의 흐름이 엇갈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금리'가 지목된다. 통상적으로 중고차 대출 금리는 신차보다 높게 책정된다. 중고차 연체율과 대손예상액(대손율)이 높기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중고차 할부금리가 올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카드사와 캐피탈에서 36개월 할부로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신차를 구매할 때 평균 금리는 4.9%였다. 반면, 개인 신용평점 900점 이상 36개월 할부 기준 중고차 구매 평균 금리는 7.5%로 신차 구매 시 금리보다 약 2.6%p(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완성차 업체들의 저금리 할부 프로그램, 무이자 프로모션 등 공격적 행보가 더해지면서 중고차 시장이 더욱 위축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는 제조사의 금융 지원으로 실질 금리가 낮은 상품이 많지만, 중고차는 온전히 소비자가 높은 이자를 감당해야 해 구매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현금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렌터카 수요가 늘어나고 금융사들의 지원 혜택 등으로 신차를 사는 것이 편하다"며 "이러한 구매 방식의 변화 속에서 중고차 선호도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침체 속 '내연기관 이탈'은 가속화
시장 침체 속에서 연료별 수요 변화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특히 한때 시장의 주류였던 경유차의 이탈 현상이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경유차 거래량은 24만4163대로 전년 동기(27만8695대) 대비 3만4532대(12.4%) 감소했다. 휘발유차 55만8247대 판매되면 지난 상반기(57만9817대)보다 2만1570대(3.7%) 감소했다.
반면 유지비 부담이 적은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는 성장을 이어갔다. 하이브리드차량은 5만3014대 판매되며 지난해 상반기(4만4849대) 대비 8165대(18.2%) 증가했고, 전기차는 2만2496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1만5301대) 7195대(47.0%) 증가하며 견고한 수요를 보였다. 신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수요가 중고차 시장으로도 이어진 것이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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