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행사 부정적 시각 커
비용 대비 홍보 효과도 제한적
오는 10~11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 행사' 협찬사 모집에 국내 식음료 업계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행사 대행 업체들의 전방위 '러브콜'에도 상당수 식품기업들은 국정농단 트라우마, 새만금 잼버리 등 국제 행사 파행 사례, 브랜드 홍보 효과 저조 등의 이유로 소극적인 입장이다.
비용 대비 홍보 효과도 제한적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0월26∼11월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주간 행사'를 앞두고 'APEC 2025 Korea 공식 협찬 가이드라인(안)'을 만들어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 주간 행사의 협찬사 모집은 이달 말까지다.
협찬의 기본 원칙은 참여 희망 기업의 자발적 현물 지원과 협찬 단일 품목의 복수 기관 협찬 허용, 협찬 기관의 홍보 활동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식품기업들의 APEC 행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협찬사 참여율 저조한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식품 기업들은 업계 특성상 주로 물, 음료, 탄산수 등 먹거리를 제공한다. 국내 주요 식품사 중에는 유일하게 동아오츠카가 APEC 협찬사로 참여하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APEC 제3차 고위관리회의 및 산하회의, 각 분야별 장관회의 기간 동안 참가자들에게 물, 이온음료, 탄산수 등 캔 음료를 제공한다.
또 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를 비롯해 부창제과, 황남빵 등 일부 중소 제과 업체 정도가 협찬사 참여하고 있다.
식품기업들이 APEC 지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과거 정부의 기업 강제 동원 논란 트라우마, 새만금 잼버리 행사 파행 운영 등 정부 주도 행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A식품사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서 기업 후원을 강요한 사례와 새만금 잼버리 행사 파행 운영 등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행사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브랜드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이유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행사가 아니다 보니 홍보 효과가 기대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B식품사 관계자는 "APEC 행사와 관련해 여러 방면에서 협찬 및 홍보 협업 요청을 받고 있어 검토 중"이라며 "다만, 연간 글로벌 마케팅 계획에 따라 각 지역별 브랜드 홍보 및 수출 방안 등 세부 전략을 우선해 운용하고 있어 참여 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C식품사 관계자도 "참여 요청을 받고 현재 내부 검토가 이뤄지고 있지만, 브랜드 마케팅이 아닌 제품 지원에 그치는 등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 내부 판단"이라고 귀띔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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