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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리스크로 번진 노봉법... 파업손실까지 영업익 반영 [산업계 '노봉법 충격파']

김경아 기자,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5 18:54

수정 2025.08.25 18:54

2027년 IFRS18 시행 이중충격
영업外이익 분류되던 파업손실
2년후엔 영업익에 포함시켜야
기업 주가·신용도 추락 불보듯
산업계 노란봉투법발 노무 리스크가 재무 리스크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다.

오는 2027년부터 새 회계제도 'IFRS 18'이 시행되면 파업 손실 등이 기업의 영업이익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사업 경쟁력을 판단하는 영업이익이 쪼라들 수 있어 신용등급 하락 압력 등 파장이 예상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회계업계에 따르면 IFRS 18에서는 파업 등 노사분쟁 관련 비용을 영업부문으로 분류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는 파업 손실이 기업 영업이익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경우 노무비용이 큰 기업일수록 밸류에이션까지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FRS 18은 손익계산서를 '영업·투자·재무'로 구분하고 있으며 '파업 손실' 등은 영업의 범주에 속한다. 파업 규모가 크면 일회성 손실을 별도 항목으로 공시하는 것도 의무화된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파업 손실'을 '영업외이익'으로 처리했다. 따라서 영업이익에선 파업 손실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영업이익은 기업 가치평가뿐 아니라 신용평가업계의 신용등급 산정의 주요 참고 지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평가의 토대가 된다"면서 "주가는 물론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FRS 18하에서는 구조조정, 재해 발생 관련 비용도 영업범주에 포함된다"며 "각 기업은 영업범주에서 이를 상쇄할 만한 요소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과 IFRS 18 시행이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는 셈이다.

업계에선 LG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등에 여파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강성 노조 외에도 노란봉투법 시행 후 하청 노조로 교섭 대상이 확대될 수 있어 노란봉투법과 IFRS 18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LG그룹은 전자·화학·소재 등 다수의 제조 계열사에 방대한 협력업체 네트워크를 갖춰 노조 이슈가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게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또한 IFRS 18에서 지분법 손익이 영업손익에서 제외되는 것도 LG그룹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LG그룹과 같은 일반 지주사는 지분법 손익을 영업손익으로 분류했었다"면서 "IFRS 18을 적용받게 되면 지분법 손익을 영업범주로 못 가져온다"고 말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노란봉투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한국 증시의 수급에 부정적"이라며 "사후적으로 알 수 있는 정책 효과를 차치하고 한국 증시에는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회계업계의 한 관계자는 "IFRS 18의 영업손익 기준은 업계에 충격이 클 수 있어 금융당국과 논의 단계에 있다"면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들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정부는 IFRS 18의 기본 원칙과 범위 내에서 현 우리 방식을 사실상 그대로 유지·적용할 수 있는 별도표시 등을 통해 IFRS 18의 도입 연착륙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현재 영업손익 측정방식을 최대한 유지한 중간합계를 IFRS 18에 따른 영업손익 산출 과정에서 별도로 표시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