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한미 기업인 37명 한자리에 집결
반도체·원전·조선·車 등 협력 다짐
최태원, 젠슨 황 등에 APEC 초청
한미 기업인 37명 한자리에 집결
반도체·원전·조선·車 등 협력 다짐
최태원, 젠슨 황 등에 APEC 초청
25일(현지시간)미국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연계행사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현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미국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만면에 미소를 띠며 강하게 서로를 포옹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HBM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젠슨 황 CEO와 워싱턴 현지에서 별도의 만남을 가지며, HBM 협력 강화를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반도체 기업을 비롯해 원전, 조선, 자동차, 항공 등 한미 양국 기업인들은 "한국과 미국이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고 외쳤다. 이날 현장에는 한국 재계의 일명 '어벤저스팀'으로 불리는 한국 대표 기업인 16명과 미국 기업인 21명이 집결했다.
■HBM 삼각 협력체제
산업계에서는 이재용 회장과 젠슨 황 CEO가 공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과시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은 불과 열흘 전쯤에도 미국에서 비공개로 회동했다. 이 회장이 지난 15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며 "내년 준비를 하고 왔다"고 언급, 황 CEO와 HBM 공급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기대가 제기됐다.
황 CEO의 이날 행사 참석 자체도 한미 반도체 협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잉,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CEO들이 한국 기업과의 구체적인 거래계약 및 사업협력 약속(MOU)에 대한 서명식을 위해 행사장을 찾은 것과 달리 황 CEO는 이재명 대통령 및 삼성, SK하이닉스 두 총수와의 만남을 통해 한미 반도체 협력에 의지를 피력하는 데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과 황 CEO의 'HBM 동행'도 주목할 부분이다. 올해 1월 CES를 계기로 만났던 두 사람은 이날 행사장에서 이재용 회장까지 '3자 대화' 장면을 연출하면서 경쟁과 협력의 삼각관계를 묘사했다. HBM 시장 강자인 SK하이닉스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HBM4 시대도 주도해 간다는 목표다.
■젠슨 황 "APEC 참석 긍정 검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APEC CEO서밋 의장 및 행사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이날 현장에서도 미국 경제 거물들을 10월 경주로 초청하기 위해 직접 APEC 행사 브로셔를 나눠주는 등 적극 초청활동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APEC CEO서밋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 한편, 세계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젠슨 황 CEO에게 APEC CEO서밋 참석을 요청했으며, 황 CEO도 다른 일정이 없으면 참석하겠다며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미국 측에선 칼라일그룹 데이비드 M 루벤스타인 공동회장, 보잉 스테파니 포프 회장, GE 에어로스페이스 러셀 스톡스 회장, 록히드 마틴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 21개 기업의 미국 내 시총만 약 5조6200억달러(약 7853조원, 비상장사 제외)다. 한국 측 기업인으로는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상현 롯데 부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 16명이 참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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