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나 좋아하는 줄"…20대 中여성 객실 침입한 60대 숙박업소 주인의 궤변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7 09:20

수정 2025.08.27 09:20

좋아하는 가수 보려고 한국 찾은 중국인 20대 여행객 "명예훼손 협박했다…누가 40살 많은 영감 좋아하나" "혼자 여행하는 여성들도 조심…합당한 처벌받기를"
혼자 여행 온 여성 여행객이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모습을 AI를 활용해 이미지로 생성. /사진=챗GPT
혼자 여행 온 여성 여행객이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모습을 AI를 활용해 이미지로 생성.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한국을 찾은 20대 중국인 여성 투숙객의 객실에 무단 침입해 성추행을 시도하려다 체포된 인천의 한 숙박업체 60대 사장의 어이없는 해명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2일 인천 중부경찰서는 지난 20일 오전 3시 10분께 중구 영종도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주인이 문을 열고 방에 들어왔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60대 남성 A씨를 주거침입과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중국인 여성인 B씨는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샤오홍슈'에 이 같은 사실과 함께 A씨의 말도 안되는 해명을 전했다.

B씨는 "혼자 한국 여행 온 외국인이다. 좋아하는 가수를 보기 위해 한국에 왔고 SNS에 추천이 많았던 한 숙소를 예약했는데 숙박 중 무서운 일을 겪었다"며 "오전 2시30분께 숙소 주인으로부터 '자고 있냐'는 메시지를 받았다.

저는 침대에 누워 있었기 때문에 답하지 않았는데 약 30분 후 현관 불이 켜졌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sorry'라고 말하며 자고 있다는 뜻을 전했는데 갑자기 주인이 비밀번호를 누르더니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매우 큰 공포를 느꼈고 가까스로 저항한 후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통역을 연결 받아 조사를 받은 뒤 곧장 다른 호텔로 피했다.

피해 사실과 함께 B씨가 알려준 건 가해자 A씨의 뻔뻔한 태도였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잠이 안 와서 얘기를 좀 더 하려고 했던 것이다. 범죄를 저지를 마음은 없었다”는 A씨 메시지에 B씨가 “변호사랑 얘기해라. 이건 성희롱 범죄”라고 답했다.

문제의 발언은 다음에 나왔다.

A씨는 “내가 당신을 좋아해서 그랬다. 당신도 날 좋아하는 줄 알았다. 보상을 따로 하겠다”면서 “내가 그렇게 밉냐. 잠도 안 오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고 당신이 뭐라고 해서 바로 나오지 않았냐. 우리 좋았던 기억이 더 많지 않냐”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협박도 있었다.

B씨는 “한국에 이 사건을 퍼뜨리면 자신의 명예가 실추된다면서 제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협박했다”며 “누가 자기보다 40살 많은 영감을 좋아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A씨의 범행이 미수에 그쳤기 때문에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더라. 범행을 입증할 폐쇄회로(CC)TV도 없다”며 “제 진술이 중요하고 다른 사람이 동일하게 겪은 기록 등 많은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자신이 공개적으로 피해사실을 알리게 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저처럼 혼자 여행하는 여성들이 또다시 피해당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저는 보상도, 합의도 원하지 않는다. 다만 B씨가 법에 따라 합당한 처벌을 받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찰은 B씨를 임의동행한 뒤 내사에 착수했고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 뒤 입건할 예정이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