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27일 우크라이나 곳곳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면서 3명이 사망하고 10만 가구 이상이 전력 공급 중단 피해를 입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6개 지역에 위치한 에너지 및 가스 운송 인프라를 표적으로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부는 "겨울철 난방 시즌을 코앞에 두고 민간 시설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려는 계획적 행위"라며 "난방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지방 당국 발표에 따르면 남부 헤르손주의 농장 시설이 집중 폭격을 당해 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주도 헤르손에 대한 야간 공습으로 81세 여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조선업 중심지이자 지역 경제 허브 역할을 하는 헤르손은 흑해와 드니프로강을 잇는 핵심 항구도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폴타바, 수미, 체르니히우 등 3개 지역에서 10만 가구를 넘는 가정이 전력 공급이 끊겼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며 살인과 파괴 중단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며 "공격을 저지하고 실효성 있는 안전 보장을 위해 러시아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일 새로운 대응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도 우크라이나 드론 공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의 유리 슬류사르 주지사 권한대행은 텔레그램을 통해 로스토프나도누 시내 아파트에 격추된 우크라이나 드론 파편이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으며 주민 15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발표했다.
슬류사르 권한대행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불은 완전히 꺼졌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7개 다른 지역에도 우크라이나 드론 잔해가 추락해 다수 주택의 지붕과 외벽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로스토프나도누 시내에서 총 11동의 주거용 건물이 피해를 봤으며, 시 당국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밤 우크라이나 드론 총 26대를 러시아 영공에서 요격했으며, 이중 15대를 로스토프주에서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페르보예마야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바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직접 대화, 우크라이나 안보 체제 구축 논의 등이 양측 입장 차이로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