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中 가는 우원식 의장, 李대통령 친서 들고 김정은 만날까[김정은, 中 전승절 참석]

성석우 기자,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8 18:18

수정 2025.08.28 18:20

대통령실 "남북간 대화 열려 있어
中 관계, 한반도 평화로 발전 기대"
APEC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앞줄 왼쪽)이 지난 2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직속 특수작전훈련기지를 방문해 저격수구분대와 특수작전구분대의 훈련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앞줄 왼쪽)이 지난 2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직속 특수작전훈련기지를 방문해 저격수구분대와 특수작전구분대의 훈련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80주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접촉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전승절 행사 참석 여부를 두고 고민해왔지만 최근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전승절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왔다. 김 위원장과의 만남도 우 의장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다. 우 의장을 통해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수도 있다.

다만 남북 정상의 만남을 적극 추진해왔던 이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 참석을 통해 김 위원장과 처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대통령실이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전승절 행사 초청에 대해 그동안 참여 여부를 직접 밝힌 적이 없다. 현재로선 직접대면 가능성은 낮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의 방중을 돌발 변수가 아닌 원칙 대응 사안으로 보고 한미 공조 원칙 아래 대북 메시지의 급과 수위를 단계적으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북중미 관계의 미세한 재편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가을 유엔총회 등 다자무대를 시험대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실무접촉과 의전 신호를 점검하되 구체적 만남이나 회담 여부는 공식 절차가 갖춰지기 전까지 단정하지 않겠다는 기조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부는 관계기관을 통해서 (김정은 위원장 참석이라는) 이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오늘 발표난다는 보고도 아침에 받았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중국과의 관계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으로 발전되길 기대한다"며 "남북 간 대화·협력 채널의 의사는 열려 있다"고 했다. 돌발 변수가 아닌 만큼 한미 공조 원칙 아래 대북 메시지의 급과 수위를 단계적으로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이 향후 김 위원장과 만남을 바라는 의사는 분명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만남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이 대통령이 자리를 만들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그동안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기간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방안을 고민해왔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왔다.

하지만 북한 정권이 지난 70년간 다자외교 무대에 나온 적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희박했다. 김 위원장이 이 같은 오랜 금기를 깨고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 나오면서 APEC 기간에 북미 간의 정상회담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위원장의 내주 방중은 북미 정상회담이 있었던 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이자 다자외교 무대 데뷔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북러 밀착에 기울었던 축을 북중 복원으로 보완하며 다자 네트워크로 존재감을 키우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북중미 3각 구도 변화 가능성을 인지하되, 이를 즉각적인 구조 전환으로 인식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북미대화 전망과 관련해선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공간·방식·시기를 지금 특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전날 한미 정상회담 발언과 관련해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향후 남북 채널을 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중·대북 접근법 공감대 형성은 성과였다고 진단했다.
일부는 유엔총회 전후 북측이 대화의 문을 시험적으로 여는 시점을 가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대통령실은 한미 공조 원칙 아래 대북 메시지의 급과 수위를 조율 중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가능성은 열어두되 단정은 금물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향후 각국의 메시지를 보고 파악한다는 입장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