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항저우 金' 조우영, 251m 세컨샷 드라이버로 홀컵에 "쾅"... 대회 첫 앨버트로스 작렬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30 16:00

수정 2025.08.30 17:35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3R 18번홀 세컨샷 홀컵에 집어넣어
페어웨이서 드라이버로 앨버트로스
부상으로 500만원 상금 수령
자신의 공식 대회 첫 앨버트로스
"평소 세컨 페어웨이 드라이버샷 즐겨"
"작년 준우승 했던 이 대회서 새로운 전기 마련"
조우영이 앨버트로스 직후 환하게 웃고 있다.KPGA 제공
조우영이 앨버트로스 직후 환하게 웃고 있다.KPGA 제공

[경기(광주)=전상일 기자] 조우영이 드디어 팬들에게 희망을 쏘아 올렸다. 30일 경기 광주 강남300CC에서 열린 동아회원권오픈 3R 18번홀(파5 - 520m). 전 홀에서 보기로 고개를 숙였던 그는 곧바로 믿기 힘든 장면을 연출했다.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를 잡은 그의 세컨샷이 무려 251m를 날아가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며 대회 첫 앨버트로스가 터졌다. 생애 첫 공식 대회 앨버트로스였다.

환호성은 대회를 뒤흔들었다.

스스로도 “핀이 공략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다. 세컨샷 지점에서 약 270야드 남았는데 3번 우드는 짧을 것 같아 드라이버로 공략했다. 환호성이 들리더니 들어간 걸 알게 됐다”고 할 만큼 극적인 순간이었다.

평소 “드라이버는 가장 자신 있는 클럽”이라 자부하던 그는 이번에도 그 무기를 앞세워 기적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조우영이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3R 18번홀에서 앨버트로스를 기록했다.KPGA 제공
조우영이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3R 18번홀에서 앨버트로스를 기록했다.KPGA 제공

조우영은 단순한 유망주가 아니다. 2023년 KPGA 투어에서 10년 만에 나온 아마추어 우승자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 김시우·임성재와 함께한 단체전 금메달은 그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지난해에는 KPGA 더 채리티 클래식에서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프로 첫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매경오픈 5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6위를 제외하면 단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팬들의 기대는 컸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깊었다.

그러나 18번홀의 기적은 모든 흐름을 바꿔놓았다. 조우영은 이날만 4언더파를 적어내며 순위를 총 7언더파로 19위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앨버트로스가 분위기 전환의 시발점이 될 것 같다”는 그의 말에는 스스로를 다잡는 결연함이 담겨 있었다.

작년 채리티 오픈 우승 당시 조우영.KPGA 제공
작년 채리티 오픈 우승 당시 조우영.KPGA 제공

팬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그가 날린 한 방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무너져가던 자신감을 되살린 신호탄이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미래의 KPGA 간판으로 불리던 그가 드디어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기대가 피어난다.

조우영은 “지난 해에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다. 올해는 작년만큼은 하고 싶다”며 고개를 들었다. 이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약속을 건네는 다짐이었다.

조우영이 앨바트로스 직 후 볼에 키스하고 있다.KPGA 제공
조우영이 앨바트로스 직 후 볼에 키스하고 있다.KPGA 제공

전문가들은 아직 그가 본격적으로 폭발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평균 274m에 달하는 장타력, 위기 속에서도 드라이버를 손에 쥘 수 있는 배짱, 그리고 이미 증명한 ‘승부 근성’은 여전히 건재하다.

올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골프란 언제든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스포츠다. 조우영의 18번홀 앨버트로스는 그 상징적인 순간이 됐다.


KPGA 투어에서 앨버트로스가 나온 것은 2024년 7월 ‘KPGA 군산CC 오픈’ 3라운드 2번홀(파5. 574야드)에서 강경남이 기록한 이후 약 1년 1개월만이다 조우영은 특별부상으로 500만원의 상금을 수령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