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경기침체 속 '액막이 명태', '네잎클로버', '사주' 관련 아이템 인기
전문가 "불확실성 속 MBTI 등 '자기 돌봄' 유행 연장선"
전문가 "불확실성 속 MBTI 등 '자기 돌봄' 유행 연장선"
[파이낸셜뉴스] 경기불황과 취업난 등이 지속되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불안심리 해소형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는 중장년층이 주요 소비층이었던 액막이 소품을 비롯해 사주·타로 콘텐츠, 불교 서적 등이 '정서적 안정'을 추구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으로 떠오른 것이다.
31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네이버 쇼핑 검색에서 표출되는 '액막이' 관련 상품의 클릭 건수는 올해 7월 지수 100을 달성하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기간 내 발생한 클릭수를 0부터 100까지의 상대적 지수로 나타낸다. 성별로는 여성이 70%, 남성이 30%를 차지했으며 연령대는 30대가 가장 많았다.
'액막이 명태'는 전통 민속신앙에서 신장개업 등에 나쁜 기운을 막고자 실타래에 매단 북어를 문 위에 올려두는 관습에서 출발했다. 명태의 큰 눈과 벌어진 입이 가게로 들어오는 액운을 막아준다는 믿음이다. 최근 2030 사이에서는 실제 명태가 아니라 도자기 등으로 명태의 모습을 귀엽게 표현하거나 명태 대신 고양이 인형 등을 귀엽게 배치해 '액막이'라는 개념만을 차용한 오너먼트 및 키링이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클로버 관련 상품도 인기다. 20년 전 인기였던 코팅한 네잎클로버 책갈피가 최근 2030 사이에서 다시 유행하며 젊은 상권인 홍대입구 등에는 이를 판매하는 노점이 들어서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다이소는 지난 5일 네잎클로버를 테마로 한 '행운 가득 시리즈'를 론칭했다. '행운 만땅' 등 키워드가 적힌 부적 세트, 네잎클로버 무드등, 뜨개 키링 및 행운 인형 DIY(Do It Yourself)세트 등 최신 유행 아이템에 행운의 이미지를 더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최근 행운 관련 트렌드를 반영해 행운을 의미하는 클로버, 부적 등을 모티브로 스티커, 문구용품, 포장용품 등 30여 종을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트렌디하면서도 가성비 좋은 팬시용품을 균일가로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에서는 타로·운세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커머스 크리에이터 플랫폼 '그립'은 타로, 운세, 사주풀이 등 콘텐츠 중심 카테고리를 별도로 운영한 결과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68.8% 증가했고, 구매자 수는 45.8% 늘었다고 밝혔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젊은 층 사이 운세 관련 소비가 늘어난 것은 불확실성 및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 스스로의 심리적 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은 유행은 근본적으로는 MBTI(성격유형 테스트) 등이 촉발한 '자기 알기'의 연장선으로, 실제 민속신앙 등에 대한 믿음에서 기인했다기보다는 초점이 '자기 돌봄'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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