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진 호우·폭염에 韓경제 위축
2020년대 3분기 성장률 0.1%p↓
2020년대 3분기 성장률 0.1%p↓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의 성장·물가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시간당 30㎜ 이상의 강수량을 의미하는 집중호우는 2020년대 49일로 2000년대(39일) 대비 23.9% 증가했다. 일 최고 기온 33도 이상을 기록한 폭염일수는 2020년대 평균이 67일로 2000년대(46일) 대비 44.9% 증가했다.
한은은 2023년 이후 최근 3년간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폭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충격이 가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축산물의 경우 주로 닭, 오리 등 가금류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계란가격도 폭염에 따른 산란계 폐사 및 산란율 감소 등의 영향으로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아울러 △소, 돼지 등의 사육두수 감소 △법 개정에 따른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 등도 축산물가격 상승에 기여했다.
수산물 가격도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른 조업, 양식출하 감소로 지난달 7.3% 오르는 등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고등어, 오징어 등 소비 비중이 높은 어류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산물가격의 소비자물가 기여도가 지난달 0.08%p에 달하며 지난 2023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농축수산물가격은 시차를 두고 외식물가에도 직·간접적으로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추정결과 농축수산물가격 10% 상승은 3분기 후 외식가격을 0.9%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준빈 조사국 경기동향팀 과장은 “그간 소비 부진 등으로 상당기간 축적된 원재료가격 상승압력이 외식가격에 충분히 전가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향후 내수회복 과정에서 외식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높아질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극단적 기상현상은 단기 성장과 물가에 부정적 충격을 가할 뿐만 아니라 인명·재산 손실, 생산시설 피해, 생산성 저하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 선제적 정책대응이 긴요하다”고 짚었다.
실제 한은이 집중호우와 폭염이 각 부문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건설업 △농립어업 △대면서비스업 등 외부활동과 밀접한 업종을 중심으로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폭우·폭염이 집중되는 3·4분기 기준으로 2020년~2025년 성장률이 건설업과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2010년대 대비 약 0.1%p, 연간으로는 0.04%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