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소비 젊은층과 접점 강화
판매 넘어 콘텐츠 플랫폼 진화
판매 넘어 콘텐츠 플랫폼 진화
31일 한국메세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계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168억5400만원으로 전체 산업군 중 3위를 차지했다. 유통업계가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문화·예술적 감성을 브랜드 전략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화예술 후원은 브랜드 평판 개선과 인지도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고객과의 관계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브리티시 컨템포러리 브랜드 브롬톤 런던은 지난 7월 인디밴드 블루파프리카의 무대 의상을 직접 제작·후원했다. 블루파프리카는 '긴긴 밤' 등 감성적인 곡으로 인디 씬에서 10년 넘게 활동해온 밴드다. 브랜드가 지닌 런던 도시의 무드와 블루파프리카의 음악 세계관을 결합해 협업을 전개한 것이다. 실제 지난달 열린 블루파프리카 콘서트에서 멤버들이 브롬톤 런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공연과 브랜드가 어우러진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브롬톤 런던 관계자는 "인디밴드와의 연결을 통해 감성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며 "현재 고객의 38% 이상이 MZ세대인 만큼 협업을 이어가며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도 인디 문화 후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복합문화공간 이들스와 손잡고 '이들스 스테이지 라거'를 선보였다. 이번 캠페인은 국내 인디밴드 7개 팀이 참여해 제작한 커스텀 라벨 맥주를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상위 3개 팀을 선정해 공연을 여는 방식이다. 맥주 패키지에는 밴드 소개와 QR코드가 담겨 있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CU는 꾸준히 인디 뮤지션과의 협업을 마케팅 자산으로 삼아왔다. CU는 2015년에는 인디밴드 제이레빗과 함께 브랜드송을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단순히 상품을 파는 유통 채널을 넘어, 아티스트의 감성과 메시지를 담아내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정체성을 확장해 나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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