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이번 중국 열병식에 참석해 우방국인 중국·러시아와 정상회담을 벌이는 것을 계기로 미국과의 대화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운신의 폭을 넓힌 것을 기반으로 내년 초에 새로운 전략 노선을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이 국가정보원의 예상이다.
러우전쟁서 2000명 병력 잃은 北..러 편중 탈피해 북중관계 복원 시도
국정원은 2일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3일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각기 만나 정상회담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정보위 여야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전격 방중하는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대비해 북러 군사동맹에 편중된 외교를 탈피하고 북중관계를 복원하려는 의도라는 게 국정원의 분석이다.
북한은 이미 러우전쟁 군사지원으로 상당한 병력과 군수물자를 소모한 상태라 러시아로부터 반대급부를 받아낼 요량으로도 보인다.
北, 중러 등에 업고 북미대화 모색..내년 초 남북미 관계 변화 전망
북한이 중러를 등에 업으려는 것은 향후 북미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국정원은 “이번 방중은 김정은 다자외교 데뷔전으로,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파격행보”라며 “국제사회에 던지는 군사안보적 반대효과가 있을 수 있어 당장 북중러 삼자협력이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북미대화를 염두에 두고 중국의지지 확보 및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유인하려는 것”이라고 보고했다.
다만 “북한은 미 측의 대화에 선뜻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 측 태도를 주시하며 접촉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김 위원장 방중을 포석으로 북한은 9차 당 대회에서 새로운 전략 노선을 채택하고 발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시기는 내년 초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중요성에 따라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 리설주 여사와 후계자로 추정되는 딸 주애를 동반했을 가능성이 있고, 중러 입장에서도 북한과의 관계가 필요한 만큼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동급 의전·경호 예우를 받을 것이라고 국정원은 예상했다.
국정원은 남북관계의 경우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어렵다면서도 일부 태도 변화를 감지했다고 보고했다. 적대적 2국가론을 유지하면서도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북한 어민 송환에 반응했으며, 이재명 정부의 대북 발언과 한미·한일 외교 정보 획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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