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내가 물어본다고 낫냐?"…화상 입은 여친 두고 유튜브 본 남친, 파혼 할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4 19:00

수정 2025.09.04 19:00

펜션에 놀러 간 예비 부부…실수로 포트 떨어뜨려 발등에 화상
남자 친구 '헐' 한 마디뿐…섭섭해하니 "남자한테 바라고 기대"
여행을 갔다가 펜션에서 화상을 입은 여자친구를 무심하게 바라보는 예비 신랑에 '파혼'을 고민 중이라는 여성의 사연을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여행을 갔다가 펜션에서 화상을 입은 여자친구를 무심하게 바라보는 예비 신랑에 '파혼'을 고민 중이라는 여성의 사연을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와 여행을 갔다가 파혼을 고민하게 됐다는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실수로 화상 입은 여자친구에 예비 신랑은 걱정은커녕 무심하게 유튜브만 볼 정도로 '공감 능력이 없었다'는 게 이유였다.

끓는 물에 다쳤는데.. '헐' 하더니 빤히 쳐다보던 남친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인 네이트판에는 '화상 입었는데 도망가는 예비 신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자신을 내년 2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라고 밝힌 뒤 "지난 주말에 같이 펜션에 놀러 갔다"며 "컵라면을 먹기 위해 커피포트에 물을 끓였고 포트 뚜껑이 펄럭거리며 물이 튀는 과정에서 깜짝 놀라 커피포트를 떨어뜨렸다. 다행히 몸 옆으로 떨어졌지만, (끓인 물이) 발등에 튀어 화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A씨를 본 예비 신랑의 첫 마디가 '헐'이었다는 사실도 전했다.

A씨는 "너무 뜨겁고 아파서 주저앉아있는데 예비 신랑이 '헐' 하더니 빤히 쳐다보다가 소파로 가서 앉아 유튜브 보더라. 하다못해 '괜찮아'라는 한마디도 없었다"면서 "주저앉은 상태로 남자친구를 올려다보는데 아무 생각 없는 동태 눈으로 가만히 저를 쳐다보는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전에도 제가 공감을 얻고 싶어 무슨 이야기를 하면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웃겨주려고 재밌는 얘기를 해도 정색하는 등 저를 섭섭하게 한 적이 많았는데 이번에 터졌다"고 토로했다.

공감능력 없다 지적하자.. "서운해하는 버릇 좀 고쳐라"
문제는 다음이었다.

A씨가 "넌 진짜 공감 능력이 없다. 사람이 다쳐서 아파하는데 쓱 도망가서 핸드폰만 보고 있냐"고 지적하자, 예비 신랑에게서 돌아온 답은 "그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냐"며 "내가 괜찮냐고 물어보면 한방에 낫냐? 여자들은 남자한테 너무 바라고 기대하는 것 같다. 너도 이런 일로 서운해 하는 버릇 좀 고쳐라"였다.

이후 복잡해진 심경도 전했다.

A씨는 "결혼을 약속하니 제대로 보인다. 예비 신랑은 남의 감정은 하나도 고려 안 하고 자기 마음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라며 "지금까지 웃음 코드나 대화 스타일이 달라 제 이야기에 별 반응을 안 해준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쳐 보니 느꼈다. 하나를 보면 열을 본다고 이런 인성 가진 남자랑 어떻게 백년해로할 수 있을까 싶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제 실수로 다친 건 맞는데 저딴 놈이랑 결혼해서 살 생각하니 갑자기 설움이 몰려오고 붕대 보는데 눈물이 난다. 당장 파혼하려면 뭐부터 해야 하나 찾아보고 있다"면서 "아직 신혼집은 구하지 않은 상태라 여기서 끝내고 싶다. 제가 너무한 거냐"고 의견을 구했다.

"뭘 보고 결혼생각까지 한거냐" 네티즌 무한 공감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A씨의 반응에 공감을 표했다.

"이 정도면 조상님이 직접 커피포트 뚜껑 잡고 흔든 거다", "뭘 보고 결혼 생각까지 하고 식장을 잡았냐"거나 "저런 인간은 자기가 똑같이 당하면 엄청 서운해 한다", "길 가다 모르는 사람도 화상 입어도 괜찮냐고 물어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우리 남편은 연애할 때 내가 조금만 다쳐도 직접 약 발라주고, 아프면 죽 사다 주고 같이 아프자고 뽀뽀 하던 사람인데 결혼하더니 내가 열 펄펄나고 앓았더니 자기 옮으면 안된다고 다른 방가서 따로 자더라"라며 "요점은 (A씨 남자친구는) 연애 때도 그러는데 결혼하면 오죽 할까 싶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