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때 안가리는 에어컨 실외기 화재… "이물질 제거 신경써야"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4 18:47

수정 2025.09.04 19:20

처서 지나고도 무더위 이어져
에어컨 사용 늘어 방심은 금물
"통풍구에 먼지 안 끼도록 관리"
지난달 21일 대구 서구 5층짜리 아파트 3층 실외기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제공
지난달 21일 대구 서구 5층짜리 아파트 3층 실외기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제공
계절이 가을 초입에 접어들었지만, 계속되는 무더위로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실외기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실외기 설치 규정은 소급 적용이 되지 않고, 관리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소재 건물에서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발생했다. 같은 달 20일에는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에어컨 실외기 발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주민 20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0여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에어컨 화재는 2022년 273건, 2023년 293건, 2024년 387건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3년 전과 비교하면 41.7% 증가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지난해 9명이 나왔다. 올해는 8월까지 모두 273건의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특히 올여름은 지난 6월 29일 첫 폭염특보가 발효된 뒤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에어컨 화재 사고도 급격하게 늘었다. 발효 직전 10일(6월 19일~6월 28일) 동안 화재 사건이 13건 발생했으나, 발효 직후 10일(6월 29일~7월 8일)간은 33건으로 153.85% 급증했다.

대부분의 에어컨 화재는 실외기가 과열되거나 전선이 손상되는 등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3년 에어컨 화재는 293건으로 이 중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234건으로 80%를 차지했다.

소방 관계자는 "용량보다 많은 전력을 써서 과부하 현상이 일어나거나 먼지, 습기 등 이물질이 실외기 안에 쌓여서 불이 났을 경우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로 분류한다"며 "이물질이 내부 전선과 맞닿으면 합선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실외기 설치 관련 규정이 이미 마련돼 있다. 하지만 소급 적용이 되지 않고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2006년부터 에어컨 실외기의 실내 설치가 의무화됐으나, 이전에 지어진 주택은 실외기 설치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별도의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단속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단속을 강화하는 것 외에 실외기 이물질을 주기적으로 제거하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태헌 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평소 실외기 통풍구 등에 먼지나 이물질이 끼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노후화된 실외기는 화재 위험이 크기 때문에 특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