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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연장 끝나니… PF 경·공매물건 다시 증가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7 19:01

수정 2025.09.07 19:01

8월말 323건 다시 증가세 전환
정부 PF재구조화 정책효과 미미
대출규제로 신규PF시장도 한파
최근 시공사 시행사에'보증갑질'
만기연장 끝나니… PF 경·공매물건 다시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정부는 연착륙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지만 최근 들어 경·공매 물건이 다시 늘어난 것이다. 우량 시공사가 보증하는 주요 입지의 아파트 현장만 그나마 대출이 이뤄지고, 시공사가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면서 건설사(시공)가 시행사를 교체하는 사례까지 나오는 등 PF 시장의 혼란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7일 업계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말 PF 경공매 물건은 총 323건을 기록하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25건, 경기 83건, 인천 11건, 지방 204건 등이다.



PF 경공매 물건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계속 늘었다. 이후 5월(355건), 6월(299건), 7월(270건) 등 3개월 연속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다시 증가세로 반전된 것이다. 경공매 물건이 다시 증가한 이유는 우선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정부가 PF 재구조화를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시행하고 있지만 경공매로 나와도 팔리지 않고 물건이 쌓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구조화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가동이 안 되는 것도 한 이유지만 그간 만기 연장으로 버텨온 현장들이 이제 경공매로 넘어가면서 물건이 늘어난 것도 주된 이유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현장들이 대주단의 만기연장으로 유지해 왔는데 하나 둘 부실로 처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설상가상으로 대출규제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들어 신규 PF는 더 얼어붙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주거의 경우 브릿지론도 아예 개점휴업 상태"라며 "그나마 우량 시공사가 보증하는 서울 등 우량 아파트 현장만 대출이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시공사의 파워는 더 세지고 있다. 대주단들이 신용도가 양호한 건설사 보증 없이는 우량 현장도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량 시공사 PF 보증이 개발의 핵심 요소가 됐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시공사가 아예 시행사를 교체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A 시공사의 경우 시행사가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다며 복수 사업장의 시행사를 교체해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외에도 시행사 교체 사례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시공사가 보증을 안 서면 그 사업은 하루 아침에 부실 현장이 되는 게 요즘 현실"이라며 "시공사 요구와 주장이 때로는 도를 넘는 경우도 많지만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같은 개발 생태계 붕괴는 결국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